이번시간은 뇌 건강과 러닝의 숨은 연결고리 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달리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말, 정말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치매는 유전으로 정해진 운명이라 생각하지만, 최근의 연구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서울대 의대 재활의학과 정세희 교수는 20년 동안 환자를 진료하면서도 20년째 러너로 살며 직접 체감한 달리기의 힘을 책 <길 위의 뇌>를 통해 전했습니다. 뇌를 전문으로 다루는 의사이자 러너인 그는 말합니다. “달리기는 뇌를 위한 최고의 선물”이라고요.
치매, 유전인가 습관병인가?
치매는 단순히 나이 들어서 생기는 병이 아닙니다. 실제로 2020년, 2023년, 그리고 2024년까지 업데이트된 연구에 따르면 중년기의 생활습관만 잘 관리해도 치매의 45%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당뇨, 고혈압, 비만 등은 치매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며, 이는 모두 우리의 일상 습관과 관련이 있습니다.
특히 중년기에는 업무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사, 운동 부족 등 치매를 유발할 수 있는 요소들이 일상 깊숙이 스며들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요소들은 대부분 개선 가능하다는 점에서 희망적입니다. 유전보다 더 강력한 것은 우리의 습관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달리기는 왜 뇌에 좋을까?
정 교수는 말합니다. “뇌만 따로 건강할 수는 없습니다. 몸이 건강해야 뇌도 건강합니다.” 달리기는 단순한 유산소 운동을 넘어, 뇌신경의 대사 개선, 미토콘드리아 활성화, 신경 성장 촉진 등 다양한 뇌 기능 개선 효과를 가집니다. 스트레스 감소, 수면 질 향상, 소화 기능 강화까지 달리기는 전신 건강과 직결됩니다.
달리기를 시작하고 나면 가장 먼저 느끼는 변화는 머리가 맑아진다는 것입니다. 생각이 정리되고 불안한 마음이 가라앉는 경험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달리기를 통해 분비되는 엔도르핀과 도파민, 그리고 세로토닌 등의 신경전달물질 덕분입니다. 뇌의 기분 조절 센터가 활발해지고, 우울증이나 불면증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도 꾸준히 발표되고 있습니다.
인간의 몸은 달리기 위해 설계되었다
약 600만 년 인류의 역사 중 대부분은 수렵채집 생활이었습니다. 사람은 빠르지 않지만, 지치지 않고 오래 달려 결국 사냥에 성공했습니다. 그 흔적은 지금의 아킬레스건, 대둔근, 땀이 나는 피부, 직립보행 등 우리 몸 구석구석에 남아있습니다. 그러나 현대인은 하루 종일 앉아 있고, 칼로리 높은 음식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몸은 아직도 수렵채집 시절의 메커니즘으로 작동하는데, 생활 방식은 그와 완전히 반대입니다.
이러한 모순은 결국 질병으로 이어집니다. 앉아서 일하고, 차로 이동하며, 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현대인의 일상은 우리 몸의 설계 목적과 완전히 어긋나 있습니다. 정 교수는 말합니다. “달리기는 우리 몸에 맞는 방식으로 사는 첫걸음입니다.”
초보자도 달릴 수 있다: 시작의 팁
달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정 교수도 아이를 낳고 한동안 러닝을 쉬었고, 다시 시작할 땐 200m도 힘들었다고 고백합니다. 그러나 꾸준히, 천천히 다시 시작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입니다. 짧게 달리고 걷고를 반복하며 몸에 익숙하게 만들고, 스쿼트나 계단 오르기 같은 운동으로 코어 근육을 보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음 달리기를 시작할 때는 10분만 뛰어도 숨이 찰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걷기 3분 + 달리기 1분’의 인터벌 방식으로 시작하면 심폐 능력을 서서히 키워갈 수 있습니다. 달리기 전에 꼭 스트레칭을 하고, 이후에는 간단한 하체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부상 위험도 줄어듭니다.
치매 예방을 위한 중년의 선택
치매를 예방하려면 중년기의 습관이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아래와 같은 요소들이 주요 위험 인자로 작용합니다:
-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 운동 부족
- 흡연 및 과음
- 사회적 고립
- 비만
이들 대부분은 생활습관 개선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정 교수는 “치매는 운명이 아니라 선택”이라고 강조합니다. 우리가 지금 선택하는 삶의 방식이, 미래의 뇌 건강을 좌우합니다.
게다가 중년기 이후 달리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뇌의 노화를 지연시키는 데에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뇌의 신경가소성과 관련이 있으며, 운동을 통해 새로운 신경회로가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꾸준한 운동은 단순한 예방을 넘어 뇌의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습니다.
기록보다 중요한 건 지속성
많은 러너들이 기록 단축에 집중하지만, 정 교수는 강조합니다. “좋은 자세, 빠른 속도는 결과일 뿐입니다. 심폐 기능과 근육이 좋아지면 자세도 좋아지고 기록도 따라옵니다.” 미드풋 착지나 보폭 계산보다는, 오늘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지속성이 중요합니다.
러닝은 마라톤이 아닙니다. 스스로와의 꾸준한 약속입니다. ‘기록’보다는 ‘루틴’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몸은 회복력과 적응력을 높이고, 정신은 몰입과 집중력을 기르게 됩니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달리는 습관이 뇌에 긍정적인 리듬을 형성합니다.
장비에 대한 오해와 진실
- 운동화: 처음엔 보편적인 쿠셔닝 좋은 러닝화로 시작하세요. 고급화보다 본인에게 맞는 신발을 찾는 경험이 더 중요합니다.
- 무릎 보호대: 특별한 질환이 없다면 오히려 안 쓰는 것이 좋습니다. 통증은 신호입니다. 신호를 무시하지 마세요.
- 스마트워치: 자신의 데이터를 확인하며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핸드폰은 가능하면 두고 뛰는 게 집중에 좋습니다.
그 외에도 헤어밴드나 러닝 벨트, 기능성 의류 등은 개인의 편의에 따라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비에 집착하지 마세요. 좋은 장비는 경험을 보완해줄 수 있지만, 습관을 대신 만들어주지는 않습니다.
달리기는 몸을 바꾼다
정 교수는 “소화 기능이 좋아졌고, 아침 기상 후 더 개운하며, 술 마신 다음날도 속이 편해졌다”고 말합니다. 이 변화는 전신 대사 개선과 관련 있으며, 일반인도 충분히 체감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또한 달리기는 체온 조절 능력, 심박수 회복 속도, 호흡 조절 능력 등 신체 기능 전반을 개선시킵니다. 러닝을 통해 몸은 조금씩 회복 탄력성을 갖게 되고, 이런 회복력은 병에 걸렸을 때 회복 속도와도 직결됩니다.
과체중이라면? 무조건 달리기 전에 준비를
체중이 많을수록 관절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처음부터 러닝으로 시작하기보다는 자전거, 수영 등의 저부하 운동으로 체력을 키우는 것이 좋습니다. 이후 러닝을 병행하면 부상 없이 꾸준한 습관으로 이어갈 수 있습니다.
특히 체지방률이 높은 경우에는 무릎 관절에 불필요한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근력운동과 식단 조절을 병행해야 합니다. 꾸준한 걷기부터 시작해 점차 달리기로 전환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러닝은 삶의 태도다
건강한 삶은 단순히 운동을 많이 해서가 아니라, 나에게 맞는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러닝은 그 길을 함께하는 도구입니다. 중요한 것은 성실함과 꾸준함, 그리고 삶의 중심에 건강을 놓는 태도입니다.
러닝은 단순히 살을 빼거나 기록을 세우는 활동이 아닙니다. 마음을 정리하고, 자기 자신과 대화하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입니다. 하루 30분의 달리기가, 인생 전체의 균형을 바꿔놓을 수 있습니다.
요약:
- 달리기는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다 (최대 45% 예방)
- 러닝은 뇌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 시작은 힘들지만 누구나 할 수 있다
- 자세와 기록보다 지속성과 꾸준함이 중요하다
- 장비보다 중요한 것은 몸의 상태에 대한 이해다
- 과체중, 고령자도 자신에게 맞는 루틴부터 시작하면 가능하다
- 달리기는 신체뿐 아니라 정서, 정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정세희 교수의 20년 러닝과 의학 경험은 우리에게 하나의 결론을 던집니다.
“지금 달리는 당신의 한 걸음이, 미래의 나를 지켜준다.”
이번 시간은 뇌 건강과 러닝의 숨은 연결고리 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새로운 주제로 다음 시간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