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결과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과거의 성과가 미래의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힌 펀드매니저 45명에게 각각 2,000만~1억 5,000만 달러를 맡기고 7년간
지켜봤더니, 이들이 고른 종목의 성공률은 49%에 그쳤다.1
절반은 틀린 셈이다. 그런데도 이들 대부분은 돈을 벌었다. 전직 펀드매니저
리 프리먼 쇼(Lee Freeman-Shor)가 저서 『The Art of Execution』(국내명 『투자의 기술』)에서
공개한 실제 데이터다.7 이 글은 유튜브 채널 ‘내일은 투자왕 – 김단테’가 소개한 이 연구를
바탕으로,8 (1) 승률이 절반인데 왜 돈을 버는지, (2) 투자자를 가르는
다섯 가지 행동 유형, (3) 오늘 계좌에 바로 적용할 규칙을 순서대로, 수치의 출처와 함께 정리한다.
승률 49%의 역설 — 세계 최고 투자자들의 실제 성적표

프리먼 쇼는 올드뮤추얼 글로벌 인베스터스에서 ‘베스트 아이디어(Best Ideas)’ 펀드를 운영했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은 매니저 45명에게 자금을 주되, 각자 ‘가장 확신하는 10개 종목’에만
투자하게 했다.2 2006~2013년 사이 이렇게 이뤄진 투자는 1,866건,
거래는 30,784건이었다. 결과는 뜻밖이었다 — 수익을 낸 투자는 920건, 즉 49%뿐이었고,
일부 매니저의 성공률은 30%까지 낮았다.1
리서치 역량이 세계 최고인 사람들이 왜 절반이나 틀렸을까. 프리먼 쇼의 답은 ‘종목 선정’이 아니라
‘산 다음의 행동’에 있었다. 가장 많이 번 투자자들의 공통점은 단 하나, 포트폴리오에
몇 개의 큰 승자가 있었다는 점이다.3 실제로 이들이 가장
확신한 종목은 시장을 연 4~16% 앞선 것으로 관찰됐다.3
딱 하나만 기억한다면 — ‘손익비’

핵심은 손익비다. 맞혔을 때 얼마나 크게 벌고, 틀렸을 때 얼마나 적게 잃는가.
승률이 40%라도 이길 때 크게 벌고 질 때 조금만 잃으면 계좌는 불어난다. 반대로 승률이 70%여도
한 번의 손실이 앞서 쌓은 이익을 통째로 지우면 소용이 없다. 그래서 한두 종목에 몰아넣는
‘몰빵’, 특히 레버리지 몰빵이 위험하다. 승률이 높아 보여도 크게 틀리는 한 번이
계좌를 무너뜨린다.
증기롤러 앞에서 동전을 줍는다는 오래된 증시 격언처럼, 작은 이익을 여러 번 줍다가 한 번에
치이는 구조는 피해야 한다. 큰 손실을 막고 큰 이익을 남기는 설계가 먼저다 —
변동성 관리와 현명한 투자 전략과 같은 맥락이다.
손실에 대응하는 세 유형 — 토끼·암살자·사냥꾼

프리먼 쇼는 손실 난 종목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투자자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다섯 유형을
한눈에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1
| 유형 | 국면 | 행동 | 평가 |
|---|---|---|---|
| 토끼(Rabbit) | 손실 | 방치하다 −50% 넘어서야 매도 | 최악 |
| 암살자(Assassin) | 손실 | −20~33%·6개월 정체 시 손절 | 권장 |
| 사냥꾼(Hunter) | 손실 | 규칙대로 분할 추가매수 | 조건부 |
| 약탈자(Raider) | 수익 | +10~20%에 조기 매도 | 나쁨 |
| 감식가(Connoisseur) | 수익 | 큰 승자를 길게 보유 | 권장 |
토끼는 최악이다. 떨어져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2%도, −40%도 방치하다 손실이
너무 커진 뒤에야 판다.1 헤드라이트에 얼어붙어 차에 치이는 토끼에서 딴
이름이다. 암살자는 낫다. 미리 정한 규칙대로 20~33% 손실이나 6개월 정체에서
기계적으로 손절해 감정을 배제한다.1 사냥꾼은 확신이 크면
하락 때 정해진 공식(대개 3분의 1씩)으로 추가 매수한다. 단, 무작정 물타기와 다르다 — 철저한
조사가 전제이고, 그조차 ‘포기할 조건’을 정해둔다. 대개 시장이 옳기에 위험도 크다. 정리하면 손실
국면에선 암살자나 사냥꾼이 되고, 토끼는 피하라는 것이다.
수익에 대응하는 두 유형 — 약탈자·감식가
약탈자는 10~20%만 올라도 “먹었으니 됐다”며 바로 팔고 다음 종목을 찾는다. 문제는
이런 방식으로는 대박 종목을 가질 방법 자체가 없다는 점이다. 반대로 감식가는
좋은 기업을 잡으면 10배, 수십 배까지 끌고 간다. 흥미롭게도 감식가의 승률은 오히려 낮아
열 번 중 네 번 정도만 맞았지만, 몇 개의 큰 승자가 나머지 손실을 덮고도 남았다.13
워런 버핏이 대표적이다. 코카콜라는 1980년대 말부터 수십 년째 보유 중이고(“가장 좋아하는 보유
기간은 영원히”),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1960년대부터, 애플은 2016년부터 들고 있다.7
그의 인생을 바꾼 종목들은 하나같이 오래 끌고 간 소수였다.6 좋은 종목을 고르는 것과,
그 승자를 오래 남기는 실행이 함께 가야 한다는 뜻이다.
왜 우리는 ‘토끼’가 되는가 — 손절을 막는 심리
승자는 너무 일찍 팔고 패자는 너무 오래 쥐는 경향을 처분효과(disposition effect)라
부른다. 1985년 셰프린과 스탯먼이 이름 붙인, 가장 많이 연구된 투자자 편향 중 하나다.4
손실을 못 자르는 데는 몇 가지 심리가 겹친다.
- 손실 회피 — 같은 크기라도 손실의 고통이 이익의 기쁨보다 크게 느껴진다(카너먼·트버스키의
전망 이론).5 - 매몰 비용의 오류 — 그 종목을 공부하는 데 쏟은 시간과 노력이 아까워 못 판다.5
- 보유 효과 — 내가 이미 가진 자산을 비합리적으로 높게 평가한다.5
- 과잉 확신 — 좋은 소식만 골라 듣고 비판은 외면해, 종목의 함정을 놓친다.
손실을 확정 짓는 고통을 피하려다 오히려 손실을 키우는 것, 이것이 초보 투자자가 가장 자주 빠지는
함정이다. 주식 시장 생존 전략도 결국 이 심리를 다루는 법에서 갈린다.
토끼에서 벗어나는 실전 규칙
프리먼 쇼가 제시한 처방은 단순하다.
- 매수 전에 매도 조건을 정한다. “−25%면 매도” 같은 가격 기준, 또는 “매출성장률이 특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내 투자 논리가 깨진 것으로 본다” 같은 펀더멘털 기준을 미리 적어둔다.1
이미 손실이 찍힌 뒤에는 냉정한 판단이 어렵다. - 토끼 탈출 질문 — “지금 새로 큰돈이 생긴다면, 오늘 이 종목을 살 것인가? 아니라면
파는 게 낫다.”1 - 처음부터 틀렸다고 가정하고 작게 시작한다. 아무리 좋아 보여도 한 번에 큰 비중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 점진적으로 사고판다. 한 번에 전량이 아니라 나눠서 늘리고 줄인다. 손절도 1부씩
덜어내면 심리적 부담이 준다.
수익률이 −30%에 이르면 아이디어가 어긋난 것으로 보고 손절하되, 한 번에 전량 손절이 어려우니
보유분을 1부씩 나눠 판다. 물타기는 거의 하지 않고, 아이디어가 맞았을 때 비중을 키우는
‘불타기’를 선호한다. (블로그의 검증된 1차 데이터가 아니라, 원 영상에서 소개된 개인 사례다.)
결론 — 승률보다 손익비, 이 항목부터 점검하라
프리먼 쇼는 정작 성공을 수익률이 아니라 ‘마음의 평화와 곁의 사람’으로 정의하고 2018년 자산운용
업계를 떠났다. 성과가 좋아도 그 과정이 괴롭다면 그것이 정말 성공인지 되물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투자법은 결국 자신에게 지속 가능해야 한다. 다짐 대신, 앞으로 계좌를 볼 때 다음을
점검해보자.
- 손실 중인 종목: 나는 지금 토끼인가? 매수할 때 정해둔 매도 조건이 있었나?
- 수익 중인 종목: 조금 벌었다고 파는 약탈자는 아닌가? 더 끌고 갈 여지는?
- 몰빵·레버리지로 손익비를 스스로 망치고 있지 않은가?
- 새 종목을 사기 전에 “틀렸을 때 어떻게 할지”를 먼저 적어뒀는가?
승률을 끌어올리려 애쓰기 전에, 틀렸을 때의 손실과 맞았을 때의 이익 폭을 먼저 설계하는
것 — 승률 49%의 투자자들이 부자가 된 진짜 이유다.
참고 자료
- 『The Art of Execution』 연구 요약 — 45인·1,866건 투자·30,784거래·2006~2013·수익 49%(920건),
다섯 유형(토끼·암살자·사냥꾼·약탈자·감식가) 정의와 매도 규칙.
Novel Investor - 베스트 아이디어 펀드 구조(매니저당 최대 10종목)·일부 매니저 성공률 30% — 연구 개요.
MicroCapClub, Winning and Losing - “가장 성공한 투자자의 공통점은 몇 개의 큰 승자”·최고 확신 종목이 시장 대비 연 4~16% 초과 —
다섯 유형 해설.
Behind the Balance Sheet - 처분효과(승자 조기 매도·패자 장기 보유), 1985년 Shefrin·Statman 명명.
Wikipedia — Disposition effect - 손실 회피(카너먼·트버스키 전망 이론)·매몰 비용·보유 효과.
Wall Street Prep — Loss Aversion ·
Management Study Guide - 버핏의 장기 보유(코카콜라 1980년대 말~·”favorite holding period is forever”·아메리칸 익스프레스 1960년대~·애플 2016~).
Kiplinger - 도서 정보 — Lee Freeman-Shor, 『The Art of Execution』(Harriman House, 2015).
Harriman House
※ 수치·인용은 원저작(도서)과 위 출처 기준이며, 특정 종목의 성과는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