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전자에서 감지되는 조용하지만 강력한 움직임은 단순한 변화를 넘어 기업의 근본적인 DNA를 바꾸려는 대담한 선언에 가깝습니다. 대규모 설비 투자나 화려한 신제품 발표보다는 ‘사람’과 ‘조직’에 집중하며, AI와 로봇을 미래 핵심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은 피지컬 AI가 이끄는 삼성전자의 놀라운 혁신 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삼성전자가 지금 왜 AI와 로봇 인재를 공격적으로 영입하고 조직 구조를 재편하는지, 이 전략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심도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삼성전자의 AI 전환 선언: 단순한 채용 그 이상
삼성전자는 최근 AI 전환을 담당하는 ‘AX팀’을 신설하고, 생성형 AI 원천 기술을 연구하는 ‘NOVA AI Lab’, 그리고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이끄는 ‘미래 로봇 추진단’을 강화하는 등 전방위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습니다. 이는 단지 몇 개의 신규 팀을 만들고 인력을 보강하는 수준을 넘어, 앞으로 삼성의 모든 사업 영역이 AI를 중심으로 움직일 것임을 천명하는 중대한 선언입니다. 과거 HBM 기술 문제와 파운드리 역량 강화에 대한 끊임없는 요구 속에서, 삼성전자는 이제 AI와 로봇이라는 거대한 물결 속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AI와 반도체 증시 활력과 같은 최근 블로그 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 분야의 중요성은 이미 수차례 강조된 바 있습니다.
피지컬 AI 시대의 도래와 삼성의 비전
삼성전자가 AI와 로봇 인재를 한꺼번에 모으는 핵심적인 이유는 바로 ‘피지컬 AI(Physical AI)’에 있습니다. 피지컬 AI는 단순히 데이터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것을 넘어, 현실 세계를 직접 보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몸을 가진 AI’를 의미합니다. 즉, AI를 더 똑똑한 기능으로 활용하는 것을 넘어, 물리적 실체와 결합하여 실제 환경에서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지능형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비전입니다. 이는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삼성전자에게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전략입니다. 이 새로운 패러다임은 NVIDIA CEO 젠슨 황이 예측하는 미래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미래 기술을 선도하려는 기업들의 공통된 방향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현재 삼성전자는 메모리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지만, 이는 미래 성장을 위한 발판일 뿐입니다. 피지컬 AI를 통해 어떻게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이 지금의 전략적 전환을 이끌고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은 삼성의 피지컬 AI 전략이 본격화되는 중요한 지점이며, 곧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휴머노이드 로봇: 근육에서 두뇌로의 진화
과거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 부품이자 가장 고가였던 것은 ‘액추에이터’, 즉 로봇의 근육이었습니다. 하지만 피지컬 AI 시대에서는 이 상식이 깨지고 있습니다. 로봇이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고, 상황을 해석하며, 스스로 판단하여 움직이기 시작하는 순간, 근육보다 ‘AI 칩’이라는 로봇의 두뇌가 원가와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이 됩니다. 이는 인간의 두뇌가 신체 움직임을 제어하는 방식과 유사하게, AI가 로봇의 모든 움직임을 총괄하게 됨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역량이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최근 자체 AP인 ‘엑시노스 2600’이 대량 생산 단계에 진입했다고 알려졌는데, 이는 2나노 GAA(Gate-All-Around) 공정이 적용되어 공정 안정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AP가 결국 로봇의 두뇌 역할까지 확장될 것이며, 이는 테슬라의 AI 칩 개발 로드맵과도 같은 선상에 있습니다. 삼성은 이미 이러한 미래 변화를 전제로 전략을 짜고 움직이고 있습니다. OpenAI O1 버전 출시와 같은 최신 AI 기술 동향은 이러한 변화의 속도를 더욱 가속화할 것입니다.
삼성의 통합 AI 로봇 전략: AX팀, NOVA AI Lab, 미래 로봇 추진단
삼성전자는 AI 인재를 전사적으로 모으고, 로봇 조직을 독립적으로 육성하며, 이를 AI 가전 제조 로봇까지 관통하는 하나의 거대한 전략으로 묶고 있습니다. 이 전략의 핵심 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미래 로봇 추진단 & 레인보우 로보틱스: 휴머노이드 올인 선언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미래 로봇 추진단’과 협력 관계인 ‘레인보우 로보틱스’입니다. 이는 삼성이 휴머노이드 로봇에 ‘올인’하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들의 목표는 공장 자동화에 특화된 고정형 산업용 로봇이 아니라, ‘범용 로봇’입니다. 삼성전자 생산 라인에는 무거운 물건을 드는 로봇보다 사람이 걸어 다니며 품질을 확인하는 등의 섬세하고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범용 로봇이 절실합니다. 컨베이어 벨트 앞에서 정해진 동작만 수행하는 로봇이 아닌, 테슬라 옵티머스나 중국 유니트리와 같은 지능형 휴머노이드 로봇과의 경쟁을 염두에 둔 노선입니다. 궁극적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은 가전제품처럼 보편화될 것이며, 가전업체로서 삼성은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을 것입니다.
2. AX(AI Transformation)팀: AI를 경영의 핵심 동력으로
삼성전자는 AI 역량 부족이라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AX팀’을 신설했습니다. 이 팀은 연구 및 파일럿 수준의 AI 활용을 넘어, 실제 업무 전반에 AI를 적용하기 위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합니다. 경영지원 담당 직속으로 설치되었다는 점은 AI가 단순히 기술 부서의 실험 과제가 아니라, 경영과 운영의 핵심 도구로 인식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기존 삼성 리서치의 AI 생산성팀이 AX 개발 그룹으로 흡수된 것 또한 AI 기술을 연구 조직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현업에 즉시 적용하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이는 삼성이 AI를 ‘지금 바로 써먹을 도구’로 전환하겠다는 강력한 신호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AI 여정처럼, 글로벌 기업들이 AI를 기업 전략의 중심에 두는 추세와 궤를 같이 합니다.
3. NOVA AI Lab: 차세대 AI 모델 개발의 전초기지
‘NOVA AI Lab’은 생성형 AI 및 차세대 AI 모델 개발을 담당하는 핵심 조직입니다. LLM(대규모 언어 모델)부터 VLA(화상 처리 및 대규모 행동 모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차세대 AI 모델을 끊임없이 개발해야 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삼성이 기존에 강점을 가지지 못했던 소프트웨어 영역이지만, 미래 생존을 위해 반드시 혁신해야 할 부분입니다. 사내 AI 핵심 인재를 한데 모으고 외부 글로벌 인재까지 적극적으로 영입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39세 이강욱 상무가 이끄는 젊고 역동적인 리더십은 이러한 파괴적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NOVA AI Lab의 역할은 삼성전자 전반에 활용할 수 있는 AI 모델을 직접 설계하고 고도화하며, 삼성만의 데이터 기반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이는 결국 삼성전자가 기술 개발 기업을 넘어 ‘AI를 가장 잘 활용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필수적인 단계입니다. AI로 혁신을 선도하는 트라이하우스의 도전과 같은 사례는 이러한 기업들의 방향성을 잘 보여줍니다.
AI가 회사를 움직이는 구조로의 전환
이 모든 움직임을 종합해 보면, 삼성전자는 단순히 AI를 ‘사용하는’ 회사에서 ‘AI가 회사를 움직이는’ 구조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즉, AI가 기업 운영의 전반적인 시스템과 의사 결정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게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반도체, 가전, 모바일, 제조 공정, 로봇에 이르는 삼성의 방대한 사업 포트폴리오는 AI 학습과 적용에 필요한 엄청난 양의 현실 데이터를 끊임없이 생산합니다. 여기에 AI 두뇌를 담당하는 NOVA AI Lab, 실행을 책임지는 AX팀, 그리고 물리적 데이터를 생성하고 행동하는 로봇 조직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AI가 스스로 개선되고 확장되는 강력한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것입니다.
이번 삼성전자의 조치는 단순한 기술 투자를 넘어, AI를 기업 전체를 관통하는 ‘운영 체계’로 삼으려는 전략적 선택입니다. 만약 이 대담한 선택이 성공적으로 결실을 맺는다면, 삼성전자의 경쟁력은 단순한 기술 격차를 넘어 그 누구도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압도적인 ‘구조적 진입 장벽’으로 진화하게 될 것입니다. 삼성전자가 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성공적으로 헤쳐나갈지, 그 결과가 주목됩니다. Google Vertex AI와 MedLM처럼 이미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다른 기업들의 사례를 참고하며, 삼성의 전략이 어떻게 구체화될지 지켜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울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