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연장 시대 벌거숭이 두더지 쥐에게 배우다

구글 칼리코 랩, 장수의 비밀을 파헤치다

인류의 영원한 꿈, ‘불로장생’이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사람으로 따지면 무려 800살 넘게 사는 놀라운 비밀을 가진 동물이 발견되었고, 이를 구글의 안티에이징 스타트업 칼리코 랩(Calico Labs)이 밝혀내며 전 세계 과학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2025년, 이 동물들의 노화 저항 메커니즘이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 저널 ‘사이언스’에 게재되면서 학계는 물론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다운로드 수만 27,000건, 논문의 영향도를 측정하는 알트매트릭(Altmetric) 점수는 무려 840점을 기록하며 초전도체나 코로나 팬데믹 수준의 ‘블록버스터급’ 발견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오늘 생명 연장 시대 벌거숭이 두더지 쥐에게 배우다 에 대해 알아보려합니다.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바꿀지도 모르는 이 역대급 과학 기술 연구의 핵심 내용을 심층적으로 다루고자 합니다.



오늘날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기업 중 하나인 구글은 양자 컴퓨터, 검색 엔진, 유튜브, AI 등 셀 수 없이 많은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2013년에 출범한 스타트업 ‘칼리코 랩’은 건강, 웰빙, 그리고 장수를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노화를 조절하고 더 오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이들의 미션입니다. 구글 창업자들이 스스로의 장수를 위해 만들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죠. 이러한 첨단 기술 기업들의 연구는 인류의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AI Image

칼리코 랩 연구팀은 창업 5년 만에 중요한 단서를 발견했습니다. 인간을 포함한 거의 모든 포유류는 성인이 된 후 나이가 들수록 사망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곰패츠 법칙(Gompertz law)’을 따릅니다. 10세보다 20세가, 20세보다 40세가 사망률이 훨씬 높아지는 것이 그 예입니다. 그러나 이들이 주목한 동물인 ‘벌거숭이 두더지 쥐’는 이 법칙에 예외적인 존재였습니다.

벌거숭이 두더지 쥐: 늙지 않는 포유류의 경이로움

일반적인 쥐들은 기껏해야 1~3년 정도를 삽니다. 그런데 벌거숭이 두더지 쥐는 무려 30년이 넘게 생존합니다. 이는 생물학적 관점에서 매우 비정상적인 현상입니다. 칼리코 랩 연구팀은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3천 마리가 넘는 벌거숭이 두더지 쥐의 데이터를 추적하며 그들의 독특한 생명 유지 메커니즘을 밝혀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는 저명한 학술지 ‘이라이프(eLife)’에 발표되었습니다.

벌거숭이 두더지 쥐: 늙지 않는 포유류의 경이로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벌거숭이 두더지 쥐는 생후 6개월(인간으로 치면 청소년기) 이후 성적으로 성숙한 뒤에도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사망 확률이 증가하지 않았습니다. 생후 1년이든 25년이든, 하루 동안 죽을 확률은 매우 낮고 일정하게 유지되었습니다. 이는 다른 포유류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현상으로, 연구팀은 이를 ‘늙지 않는 포유류(non-aging mammal)’라고 명확히 표현했습니다. 현실판 ‘불로불사’에 가까운 존재를 발견한 것이죠.

DNA 돌연변이 수리의 혁명: CGAS 단백질의 재발견

2025년, 구글 칼리코 랩은 이 벌거숭이 두더지 쥐가 늙지 않는 결정적인 이유를 마침내 밝혀냈습니다. 이 연구는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의 연구자분이 작성한 하이젠버그 리포트를 바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DNA 돌연변이 수리의 혁명: CGAS 단백질의 재발견

연구팀이 발견한 핵심은 바로 ‘노화를 일으키는 것이 DNA의 돌연변이’이며, 이 돌연변이를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고치느냐가 노화의 속도를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포유류의 DNA에는 ‘CGAS(Cyclic GMP-AMP Synthase)’라는 단백질이 있는데, 이 CGAS가 손상되는 것이 포유류가 늙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밝혀졌습니다. 보통 CGAS는 바이러스 침입이나 DNA 손상 시 세포에 비상경보를 울려 위험을 알리는 역할을 합니다. 즉, 세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위험하다’고 알리는 보안 요원과 같은 존재죠.




그런데 벌거숭이 두더지 쥐의 CGAS 기능은 일반적인 포유류와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일반 포유류의 CGAS가 문제가 생겼을 때 공장 가동을 멈추고 비상등만 올리는 ‘패급 보안 요원’이라면, 벌거숭이 두더지 쥐의 CGAS는 ‘업그레이드된 수리팀장’에 가까웠습니다. 몸에 이상이 발생하면, 이 CGAS는 무려 네 개의 수리 단백질을 불러 DNA 돌연변이를 막고 복구하며 수리 작업을 완료할 때까지 책임지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인간의 CGAS가 고장 난 건물을 방치하는 수준이라면, 벌거숭이 두더지 쥐의 CGAS는 즉시 최고의 전문가들을 투입해 완벽하게 수리하는 시스템을 갖춘 것입니다. 이러한 획기적인 발견은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처럼 첨단 기술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회춘의 가능성: 단백질 투여 실험의 성공

이 연구의 가장 충격적인 결과는 바로 ‘회춘 효과’의 증명입니다. 연구팀은 벌거숭이 두더지 쥐의 변형된 CGAS 단백질 네 가지를 일반 늙은 쥐에 투입했습니다. 그 결과, 늙은 쥐의 털은 다시 검게 변하고 노쇠함이 줄어들었으며, 심지어 수명까지 연장되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수명 연장을 넘어선 ‘회춘 효과’가 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입니다. 단 몇 개의 단백질만으로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유전자를 노화 방지 유전자로 바꿀 수 있다는 놀라운 발견은 인류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회춘의 가능성: 단백질 투여 실험의 성공

아직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 그리고 미래

그렇다면 왜 지구상의 수많은 포유류 중 오직 벌거숭이 두더지 쥐에게만 이러한 독특한 노화 저항 메커니즘이 진화했을까요? 아직 이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가장 유력한 가설은 이들이 살아가는 ‘환경’에 있습니다. 산소가 부족하고 스트레스가 극심한 지하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DNA 손상을 방지하는 방향으로 진화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산소 상태에서 에너지 회전율을 극적으로 줄이고 과당을 사용해 산소 사용량을 최소화하는 등, 극한 환경에 적응하며 얻은 특별한 능력으로 추정됩니다.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어린 시절 자신이 발견한 대부분이 이미 누군가에 의해 밝혀졌다는 사실에 허탈감을 느꼈지만, 대학에서 만난 물리학 책의 마지막 장에 쓰인 “여기서부터는 모두 새로운 영역이다”라는 문구에 크게 기뻐했다고 합니다. 이번 칼리코 랩의 연구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이 발견은 인류 역사상 최초로 열린 ‘새로운 영역’이며, 아무도 풀어내지 못한 미지의 영역입니다.

아직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 그리고 미래

현재 연구의 한계는 분명합니다. 벌거숭이 두더지 쥐에게만 나타나는 이 현상의 정확한 원인 규명, 그리고 이를 인간에게 직접 적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과 부작용에 대한 해결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유전자 가위 기술 등을 활용한 정교한 조작 방법 연구도 필수적입니다. 또한, 노화는 텔로미어 단축, 미토콘드리아 노화, 신체 내부 유전체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현상이므로, 이러한 모든 요소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가 뒤따라야 합니다. 할 일이 많지만, 바로 그 때문에 더욱 흥미진진한 연구가 될 것입니다. 파인만의 말처럼, “여전히 새로운 발견을 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은 행운입니다. 저는 질문할 수 없는 답변보다는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을 알고 싶습니다.”



인류의 미래를 바꿀 노화 연구의 희망

구글 칼리코 랩의 벌거숭이 두더지 쥐 연구는 노화의 비밀을 밝히고 인류의 수명과 건강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이 연구가 던지는 질문과 그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인류에게 엄청난 지적 유산과 실제적인 혜택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인류가 끊임없이 도전하는 혁신적인 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노화의 벽을 넘어 새로운 생명의 시대를 열기 위한 역사적인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