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30일 저녁, 서울 삼성동의 한 깐부치킨 매장에서 엔비디아 젠슨 황 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치킨과 맥주를 놓고 마주 앉았다.1
이른바 ‘깐부 회동’ 직후 엔비디아는 한국 정부와 삼성·SK·현대차그룹·네이버에 AI 가속기(GPU)
26만 장을 우선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2 같은 시기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를 이끌던 핵심 리더가 물러나며 조직을 다시 짰다. 이 글은
“현대차가 테슬라를 넘어선다”는 단정 대신, (1) 회동이 실제로 남긴 것, (2) 현대차·엔비디아
협력의 구체적 내용과 한계, (3) 리더십 교체가 위기인지 전략인지를 사실 관계와 출처를 따라
정리한다.
깐부치킨 회동이 남긴 것 — GPU 26만 장
회동은 친목 자리로 시작됐지만 결과물은 기술 공급 계약이었다. 엔비디아는 APEC CEO 서밋을 계기로
한국에 GPU 26만 장을 공급하기로 했고, 배분은 한국 정부 최대 5만 장,
현대차그룹 5만 장, 네이버클라우드 최대 6만 장 등으로 알려졌다.2
출하되는 칩은 엔비디아의 최신 AI 가속기인 GB200 그레이스 블랙웰 계열이 중심이며,
칩 한 장에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다수 탑재돼 삼성·SK하이닉스의 HBM 물량 확보로도
이어졌다.3
주의할 점은 ’26만 장 전부가 단일 최고사양 칩’은 아니라는 것이다. 서버·데이터센터용 여러 등급의
제품이 섞인 총량이며, 개별 단가는 공개 계약이 아니어서 확정 수치로 말하기 어렵다. 다만 미국 빅테크도
대기 줄을 서는 품귀 자원을 한국에 우선 배정했다는 사실 자체가, 단순 거래를 넘어선 전략적 우선순위를
보여준다는 해석에는 무리가 없다.
자율주행, ‘독자 vs 연합’ 구도로 갈린다

스마트폰 시장이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으로 갈린 것과 비슷한 구도가 자율주행에서도
관찰된다. 테슬라는 FSD(Full Self-Driving)를 자체 칩·소프트웨어로 수직 통합해 독자 노선을 걷는다.
반대편에서 엔비디아는 자동차를 직접 만들지 않는 대신, DRIVE Hyperion이라는 개방형
플랫폼에 여러 제조사와 부품사를 끌어들인다.6 메르세데스-벤츠는 신형
S-Class·CLA에 엔비디아 DRIVE 소프트웨어를 얹었고, 재규어 랜드로버 등도 협력 대열에
합류했다.6
이 구도에서 안드로이드 진영의 ‘삼성 갤럭시’ 같은 역할을 자율주행에서 현대차가 맡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2024년 약 723만 대를 팔아 도요타·폭스바겐에 이은 글로벌 판매
3위(점유율 약 8%)를 지켰다.5 대량 생산 능력과 실주행 데이터는
개방형 진영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자산이다. 다만 ‘갤럭시가 되느냐’는 아직 기대이지 결과가 아니다.
엔비디아는 왜 자동차 회사가 필요한가

엔비디아는 AI 칩 시장의 사실상 표준이지만, 구글의 자체 칩(TPU)이나 완성차의 자체 칩 개발 같은
견제가 늘고 있다. 특정 사업자에 대한 의존을 줄이려는 흐름은 엔비디아 CUDA 아성에 도전하는 구글·메타의 움직임에서도 확인된다. 엔비디아가 개방형 연합을
키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플랫폼을 넓게 깔수록 생태계 지배력이 공고해진다.
문제는 엔비디아가 실제 도로 데이터를 스스로 만들 수 없다는 점이다. 자율주행 AI는
방대한 실주행 데이터로 학습하고, 양산 차량에서 검증돼야 완성된다. 전 세계 3위 생산 규모에 자체 SDV·자율주행
개발 조직을 갖춘 현대차는 이 빈칸을 메워줄 유력 파트너다. 칩·소프트웨어(엔비디아)와 차량 플랫폼·데이터
(현대차)의 상호 보완이 협력의 실질적 동인이다.
현대차·엔비디아 협력, 실제로 무엇을 합의했나
양측 협력은 감성적 ‘동맹’이 아니라 문서화된 개발 계획에 가깝다.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는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개발 플랫폼 DRIVE Hyperion을 기반으로, 자율주행 레벨 2부터 레벨 4까지
확장 가능한 통합 아키텍처를 구축하기로 했다.4 레벨 2 이상의 기술을 선제
도입하는 한편,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Motional)을 축으로 레벨 4 로보택시까지
협력 수준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4
핵심은 데이터 순환 구조다. 현대차그룹의 대규모 차량에서 실주행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AI 모델
학습·시뮬레이션 검증·양산 적용으로 이어가는 개발 사이클을 함께 돌린다.4
즉 이 협력은 ‘부품 납품’이 아니라 개발 방법론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형태에 가깝다.
SDV란 무엇이고, 왜 현대차의 숙제인가

자율주행의 전제는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환이다. 기존 차는 전장·카메라·인포테인먼트가
각각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피처폰’에 가깝다. SDV는 중앙집중식 고성능 칩이 센서·제어를 유기적으로 묶고
앱처럼 기능을 확장하는 ‘스마트폰’에 가깝다. 테슬라 FSD가 앞서 보이는 배경에도, 사실상 완성도 높은 SDV를
먼저 구현했다는 점이 있다. 완성차의 소프트웨어 전환 과제는 현대차만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공통의 난관이다.
현대차 역시 모셔널, 포티투닷(42dot) 인수, 구글 웨이모와의 협력 등으로 자율주행에 투자해왔다. 다만
테슬라 FSD 같은 ‘한 방’을 아직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업체들이 이미 레벨 3
양산을 확대하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의 상용화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뎠다는 관측이 나온다.7
엔비디아와의 협력은 이 SDV 전환과 자율주행 고도화의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선택으로 읽힌다.
리더십 교체는 위기인가, 재정비인가
2025년 말 현대차그룹은 SDV·자율주행 조직을 이끌던 송창현 AVP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가 물러나고,
박민우 신임 사장이 AVP본부장과 포티투닷 사장을 겸하는 개편을 단행했다.7
업계에서는 이 사임을 두고 “자율주행 개발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내부 평가가 작용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7
다만 이를 ‘실패’로만 보기는 이르다. 개편의 방향은 그룹 내 파편화된 자율주행 역량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결집하고, 기술 개발 단계를 넘어 양산 적용 국면으로 넘기는 데 초점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7
리더 교체가 곧 후퇴는 아니며, 반대로 조직 재정비가 곧 성공을 보장하지도 않는다. 성과는 앞으로의
양산 지표로 확인될 문제다.
결론 — ‘연합 출범’보다 이 지표들을 관찰하라
“테슬라 대항마 연합 출범”은 매력적인 서사지만, 지금 시점의 사실은 그보다 조심스럽다. 확정된 것은
GPU 공급과 DRIVE Hyperion 기반 협력의 틀이고, 성패는 아직 진행형이다. 단정 대신 앞으로 다음
지표들을 관찰하는 편이 낫다.
- 현대차·엔비디아 협력의 실차 적용 일정 — 레벨 2+ 양산 시점과 적용 차종
- 모셔널 레벨 4 로보택시의 상용 서비스 지역·규모 확대 여부
- 현대차그룹에 배정된 GPU 5만 장의 실제 도입·활용 진척
- SDV 조직 개편 후 양산 성과 지표(리콜·OTA 업데이트 빈도 포함)
- 테슬라 FSD의 국내외 확산 대비 현대차 자율주행의 객관적 성능 비교
이 지표들이 실제 숫자로 채워질 때, 비로소 ‘연합’이 서사가 아니라 성과로 옮겨졌는지 판단할 수 있다.
- 젠슨 황·이재용·정의선 ‘깐부치킨’ 치맥 회동(2025년 10월 30일, 서울 삼성동) — 뉴스1.
news1.kr ·
나무위키(2025 젠슨 황 방한) - 엔비디아, 한국 정부·삼성·SK·현대차·네이버에 GPU 26만 장 공급(정부 최대 5만·현대차그룹 5만·네이버 최대 6만) — 한국일보.
hankookilbo.com - 공급 칩은 GB200 그레이스 블랙웰 계열, HBM 대규모 동반 확보 — CEOSCOREDAILY.
ceoscoredaily.com - 현대차그룹·엔비디아, DRIVE Hyperion 기반 레벨2~4 통합 아키텍처·모셔널 로보택시·데이터 개발 사이클 — 현대자동차그룹 뉴스룸 / 인공지능신문.
hyundaimotorgroup.com ·
aitimes.kr - 현대차그룹 2024년 약 723만 대 판매, 도요타·폭스바겐에 이은 글로벌 3위(점유율 약 8%) — 더벨.
thebell.co.kr - NVIDIA DRIVE Hyperion 개방형 생태계·메르세데스-벤츠 S-Class/CLA·재규어 랜드로버 협력 — NVIDIA Blog Korea.
blogs.nvidia.co.kr - 현대차 SDV·자율주행 리더십 교체(송창현 사퇴, 박민우 신임)·상용화 지연 평가·조직 결집 방향 — 이코노믹데일리 / 게이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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