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현대차·기아의 SDV(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전략을 이끌던 송창현 사장이 자진 사임했다.1
취임 3년여 만의 갑작스러운 퇴진은 단순한 인사가 아니라 “현대차가 자율주행을 스스로 만들 것인가, 사올 것인가”라는
근본 질문을 다시 꺼냈다. 이 글은 전망을 단정하는 대신 (1) 무슨 일이 있었는지, (2) 테슬라·중국·엔비디아가
만든 경쟁 구도가 어디까지 왔는지, (3) 투자자·이용자가 지켜볼 관찰 포인트를 사실과 출처 중심으로 정리한다.
주가·특정일 전망은 다루지 않는다.
먼저 사실부터 — 무엇이 바뀌었나
송창현 사장은 현대차·기아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이자 자율주행 자회사 포티투닷(42dot) 대표를 겸했다.
그는 남양연구소 중심의 하드웨어 개발 관성에서 벗어나, 카메라(비전) 기반의 엔드투엔드(End-to-End)
자율주행으로 방향을 틀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내부 평가에서 테슬라 FSD와의 성능 격차를 충분히 좁히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고, 사임 이후 전략의 무게중심이 ‘자체 개발(Make)’에서 ‘제휴(Buy & Partner)’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었다.1

핵심은 리더 한 명의 거취가 아니다. IT 출신 인력(42dot)과 전통 자동차 연구 조직(남양연구소) 사이의 문화·기술
간극을 몇 년간 충분히 통합하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그 통합을 조율할 방향이 외부에 혼란스럽게 노출됐다는 점이
더 무겁다. 기업에 명확한 비전이 흔들리면 내부 조직과 시장 모두 불확실성이라는 비용을 치른다.
SDV·엔드투엔드가 뭐길래
이번 사안을 이해하려면 두 용어를 구분해야 한다. SDV는 차량의 기능·성능을 하드웨어 교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갱신하는 구조를 말한다. 스마트폰이 OS 업데이트로 새 기능을 얻는 방식과 비슷하다.
엔드투엔드 자율주행은 ‘카메라 입력 → 규칙 코딩 → 제어’로 단계를 쪼개던 기존 방식 대신,
하나의 대형 신경망이 입력에서 주행 판단까지를 통째로 학습하는 접근이다. 테슬라 FSD가 대표적으로 이 방향을 밀고 있다.
이 접근의 승부처는 데이터의 양과 질, 그리고 그 데이터를 학습시킬 연산 인프라다.
규칙을 사람이 다 짜는 대신 실제 주행 사례를 대량으로 먹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가 더 많은 실주행 데이터를,
더 빠르게 모델에 반영하느냐”가 격차를 만든다. 소프트웨어가 자동차 경쟁의 축으로 이동하는 흐름은
완성차 업계 전반의 공통 과제다.
테슬라·GM·중국 — 경쟁의 속도
현대차가 내부 정비에 시간을 쓰는 사이 경쟁자들은 상용화 단계를 밀어붙이고 있다. 테슬라는 2025년 감독형
‘FSD Supervised’를 중국을 포함한 여러 시장으로 확대한다고 밝혔고, GM의 슈퍼크루즈 같은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국내 도로에 이미 들어와 있다.2 다만 뒤에서 보듯 중국 데이터에는 별도의 제약이 걸려 있다.
더 주목할 것은 중국 제조사의 약진이다. BYD는 2025년 초 운전자 보조 시스템
‘천신지안(天神之眼, God’s Eye)’을 발표하며, 약 9,550달러대의 최저가 모델 ‘시걸’을 포함해
21개 차종에 스마트 주행 기능을 확대한다고 밝혔다.3 엔트리급 ‘God’s Eye C’만 해도
전방 3개·서라운드 5개·주변 4개로 구성된 12개 카메라와 다수의 레이더를 얹었다.3
‘일단 넓게 깔고 데이터를 모아 빠르게 학습한다’는 전략이다. 테슬라와 BYD가 각자 방식으로 경쟁하는 구도는
테슬라와 BYD 자율주행 경쟁 글에서 더 자세히 다뤘다.
‘중국 데이터의 벽’ — 흔한 오해 하나
“테슬라가 중국에서 모은 주행 데이터를 미국 서버로 가져가 FSD를 키웠다”는 식의 설명이 자주 돈다. 그러나 실제
상황은 반대에 가깝다. 중국 당국은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중국 내에서 수집한 데이터의 국외 반출을 강하게
제한한다. 테슬라의 학습 인프라는 미국에 있는데 데이터는 밖으로 못 나가니, 오히려 중국 내 완전자율주행
고도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2
이 대목이 중요한 이유는, “데이터가 곧 실력”이라는 명제에도 국경·규제라는 변수가 붙는다는 점이다.
데이터를 많이 모으는 것과, 그 데이터를 원하는 곳에서 학습에 쓰는 것은 다른 문제다. 자율주행 경쟁을 데이터 총량만으로
단순 비교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의 역설 — 잠재력과 제도 사이

한국은 반도체·제조 기반과 대형 플랫폼 데이터를 함께 가진, AI 개발에 유리한 몇 안 되는 나라로 꼽힌다. 문제는
잠재력이 상용화 속도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데 있다. 개인정보·지도·정밀측위 데이터 활용에 제약이 많고, 실주행
테스트 환경도 제한적이다.
여기에 제도 변수도 겹친다. 2025년 한미 관세 협상 결과, 그동안 미국산 자동차에 적용되던
제작사별 연 5만 대 자기인증(안전기준 상호인정) 상한이 폐지되기로 합의됐다.6
수량 제한 없이 미국 기준을 충족한 차가 국내로 들어올 길이 넓어진 것이다. 자율주행 전환 국면에서 역차별 요소가
없는지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6 국내 제조사에는 위협이자, 동시에
기술 개발을 서둘러야 할 압박으로 작용한다.
주가는 왜 움직였나 — 신호와 잡음 구분하기

사임 직후 현대차 안팎에서 나온 메시지는 정돈돼 있지 않았다. 자율주행 역량을 강조하는 홍보 영상이 배속으로 공개되는
식의 소통은, 자신감을 보여주려다 오히려 불신을 키우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 방향을 모르는 불확실성은 투자 판단에서
가장 다루기 어려운 변수다.
사임 직후 일부 계열사 주가가 오르는 반응도 관찰됐지만, 이를 ‘지배구조 재편 기대’나 ‘로보틱스·소프트웨어 계열
가치 재평가’로 해석하는 것은 아직 가설 수준이다. 특정 사건과 주가 등락을 곧바로 인과로 묶기 어렵다. 이런 국면일수록
단발성 반응보다 실제 실적·계약·양산 일정 같은 검증 가능한 신호를 봐야 한다.
단기 주가에 잡음을 만들지만, 기업의 중장기 가치는 양산 적용 범위·파트너십의 구속력·실주행 데이터 축적 속도
같은 확인 가능한 지표로 드러난다. 뉴스의 톤이 아니라 이 지표들의 변화를 기록해 두는 편이 낫다.
현대차의 선택지 — Make냐 Buy & Partner냐
현대차는 판매량 기준 도요타·폭스바겐에 이은 글로벌 3위 완성차 그룹이다.4
레거시 업체 중에서는 미래차 전환이 빠른 편으로 평가받아 왔다. 관건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어디까지 직접 짓고,
어디부터 사올 것이냐다.
제휴 축은 이미 구체화돼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엔비디아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자율주행 개발 플랫폼
‘드라이브 하이페리온(DRIVE Hyperion)’ 기반의 공동 개발과 블랙웰 GPU를 활용한 AI 인프라 구축을
추진 중이다.5 자체 개발 역량(42dot·남양연구소)과 외부 플랫폼(엔비디아 등)을 어떻게
결합하느냐가 다음 국면의 핵심이다. 이 연합 구도의 배경은
현대차·엔비디아 자율주행 전략 분석에서 이어 볼 수 있다.
결론 — 앞으로 6~12개월, 이 다섯 가지를 본다
“위기냐 도약이냐”는 지금 답이 정해진 질문이 아니다. 방향을 가늠하려면 구호 대신 확인 가능한 지표를 추적하는 편이
낫다. 다음 다섯 가지를 기록해 두자.
- 사령탑 공백 해소 — AVP·42dot의 후임 리더십과 통합 조직도가 정리되는가.
- Make/Buy 비중 — 자체 개발과 엔비디아 등 외부 플랫폼의 역할 분담이 구체적 계약·양산 계획으로 나오는가.5
- 실주행·양산 적용 범위 — 데모 영상이 아니라 실제 판매 차종에 어떤 자율주행 등급이 얹히는가.
- 경쟁사 국내 진입 속도 — 테슬라 FSD 등 해외 기술의 국내 상용화·제도 정비가 어디까지 오는가.6
- 데이터·규제 환경 — 국내 실주행 데이터 활용과 관련 제도가 완화되는가.
이 지표들이 같은 방향을 가리키기 시작할 때, 비로소 ‘전환점’인지 ‘표류’인지 판단할 근거가 생긴다.
- 송창현 사장 사임과 SDV·자율주행 전략 변화(Make→Buy & Partner) — 시사저널 등.
시사저널 ·
세계일보(그룹 톱3) - 테슬라 FSD 중국 확대와 데이터 국외 반출 제한 — AI타임스·글로벌이코노믹.
AI타임스 ·
글로벌이코노믹 - BYD ‘천신지안(God’s Eye)’ 12개 카메라·21개 차종 확대 — Car News China·CleanTechnica.
Car News China ·
CleanTechnica - 현대차그룹 글로벌 판매 3위(도요타·폭스바겐 뒤) — SBS Biz.
SBS Biz - 현대차·엔비디아 전략적 파트너십, 드라이브 하이페리온·AI 인프라 — 인공지능신문·현대차그룹.
인공지능신문 ·
현대자동차그룹 - 한미 관세 협상, 미국산차 연 5만 대 자기인증 상한 폐지 및 자율주행 역차별 우려 — 정책브리핑·머니투데이.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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