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을 치료하는 약이 아니며, 복용 중인 약을 임의로 끊거나 영양제로 대체하지 마십시오. 개인의 복용
여부·용량은 의사·약사와 상담해 정하시기 바랍니다.
한국 성인의 절반 이상이 종합비타민이나 건강기능식품을 하나 이상 먹고 있다.1
그만큼 “무엇을 먹어야 하나”라는 질문이 흔한데, 최근에는 ‘서울대 의대 연구로 밝혀진 최고의
항암·항염 영양제’라는 제목으로 특정 제품 압타민C를 소개하는 영상이 많이
돌았다.1 서울대 의대 강재승 교수의 설명을 옮긴 인터뷰다. 자극적인 제목과
달리, 정작 교수 본인은 영상 곳곳에서 “동물 모델”, “전임상”, “완치라 말할 수 없다”는 단서를 붙인다.
이 글은 그 인터뷰를 출발점으로 (1) 정말로 간에 부담을 주는 영양제는 무엇인지, (2) 압타민C의
정체와 근거 수준, (3) 항암·당뇨·장 건강 주장이 어디까지 사실인지를 웹 자료로 교차검증해
순서대로 정리한다.
먼저 확인된 사실 — 이런 영양제는 실제로 간에 부담이 된다

영상에서 가장 실용적이고, 또 근거가 탄탄한 대목은 “간이 부담스러워하는 영양제”다. 간은 몸에 들어오는
음식·약·영양제를 모두 처리하는 해독 장기라, 종류와 양이 늘수록 일이 많아진다. 대표적으로 주의할 성분은
셋이다.
- 철분 — 부족할 때는 꼭 필요하지만, 필요하지 않은데 오래 먹으면 몸에 축적된다.
특히 폐경 이후 여성은 월경 손실이 사라져 철이 쌓이기 쉬워, 진단 없이 습관적으로
먹는 철분제는 간·심장·췌장에 독이 될 수 있다. 폐경 후 여성에게 철분제는 일반적으로 권장되지 않으며,
수십 년 복용 후 철 과잉이 확인된 사례도 보고돼 있다.2 - 지용성 비타민 A(레티놀) — 물에 녹지 않고 간에 저장되므로, 고용량을 오래 먹으면
간 효소가 오르고 심하면 간 손상으로 이어진다. 눈·피부 영양제에 A가 겹쳐 들어가 자기도 모르게
과다 섭취하는 경우를 조심해야 한다.3 - 니아신(비타민 B3) — 콜레스테롤을 잡겠다고 고용량으로 오래 먹는 사람이 있는데,
하루 3g을 넘는 고용량, 특히 서방형(서서히 방출되는) 제형에서 간독성이 보고된다.
드물지만 급성 간부전까지 간 사례도 있다.4
표준 용량의 종합비타민 자체는 건강한 성인에게 대체로 안전하다. 문제가 커지는 건 단일 고용량
영양제를 여러 개 겹쳐 먹을 때, 여기에 잦은 음주가 더해질 때, 이미 간 질환이 있는데도 계속
복용할 때다. 염증이 만성으로 쌓이는 구조를 이해하면 왜 ‘적정 용량’이 핵심인지 분명해진다 —
만병의 근원으로 불리는 염증에 대처하는 법과도 이어지는 이야기다.
‘항암 영양제’로 소개된 압타민C, 실제로 무엇인가
영상의 진짜 주인공은 압타민C다. 이름은 ‘압타머(Aptamer) + 비타민 C’에서 왔다.
압타머라는 짧은 DNA 조각으로 비타민 C를 감싸 산화를 늦추고 체내에서 더 오래 작용하도록
만든 복합체로, 국내 바이오 기업 넥스모스가 개발해 국제특허를 받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첨가물 허가를 취득했다.5 즉 질병을 치료하는 ‘약’이
아니라 식품·건강기능식품 원료라는 점을 먼저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
또 하나 독자가 알고 봐야 할 배경이 있다. 인터뷰에 나온 강재승 교수는 이 물질을 연구·개발한
당사자 쪽 연구진이고, 영상 설명란에는 압타민C 제품의 판매 링크가
달려 있다.1 연구 성과를 소개하는 것과 제품을 파는 것이 한 화면에 섞여
있는 셈이라, “서울대 연구로 밝혀진”이라는 문구를 제3자의 독립적 검증으로 읽어서는
곤란하다. 실제로 2025년 국제면역학회(IUIS)에서 NK세포 활성 등 면역 관련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지만,
이는 아직 축적 중인 근거이지 확정된 임상 결론이 아니다.5
비타민 C는 왜 그렇게 쉽게 사라질까

압타민C가 겨냥한 문제의식 자체는 타당하다. 비타민 C(L-아스코르브산)는 강력한 항산화제이지만, 바로 그
성질 때문에 공기·빛·열·금속 이온에 매우 약해 쉽게 산화된다. 산화되면 활성이 일부 남은
중간체를 거쳐 결국 생물학적으로 비활성인 물질로 변한다.6
과일·채소를 조리하거나 오래 보관하면 실제 몸에 들어오는 양이 생각보다 적은 이유다. 그래서 “천연이냐
합성이냐”보다 얼마나 안정적으로 흡수·유지되도록 설계됐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은
합리적이다.
다만 여기서 논리의 층위를 구분해야 한다. ‘더 안정적이다‘와 ‘질병을
치료한다‘는 전혀 다른 주장이다. 안정성·지속성이 좋아졌다는 실험적 근거가 곧바로 항암·항염
‘효능’을 뜻하지는 않는다. 음식이 기본 연료라면 영양제는 부족할 때 쓰는 보조 장치라는, 영상의 균형 잡힌
비유는 오히려 이 대목에서 유효하다.
사이토카인·NK세포가 늘면 암이 준다? — 지표와 결과 사이의 거리
사이토카인은 면역 세포들이 서로 주고받는 신호 물질이다. 특정 사이토카인이 늘었다는 건 면역계의 작동
강도·방향이 바뀌고 있다는 하나의 신호이지, 그 자체로 “암이 줄었다”는 뜻은 아니다.
영상은 압타민C 복용에서 항암 관련 사이토카인과 NK세포 활성이 증가했다고 소개하지만, 교수 본인도
“사람에서 항암 효과를 높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못 박는다.
오히려 사이토카인은 과하면 해롭다. 코로나19 때의 ‘사이토카인 폭풍’이 대표적인데,
바이러스가 아니라 자기 조직을 공격해 상태를 악화시킨 사례로 알려져 있다. 자가면역 질환이 있으면 면역을
무작정 올리는 것이 불리할 수도 있다. 실제로 고용량 정맥 비타민 C의 항암 연구도
안전성과 초기 신호는 확인됐지만, 아직 대규모 3상 임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 학계의 현재 평가다.
7 세포·동물 실험 결과를 사람의 치료 효과로 넘겨 읽지 않는 태도가
필요한 이유다. 면역력은 ‘올리는’ 것이 아니라 균형의 문제라는 관점과도 통한다.
당뇨·장 건강과 아케르만시아 — 사실과 확장 해석 구분하기
영상에서 당뇨와 장 건강을 잇는 열쇠로 등장하는 균이 아케르만시아 뮤시니필라다.
이 균은 장 점막 근처에 살며 점액 생성과 장벽을 튼튼하게 해, 염증 유발 물질이 혈액으로 새는 것을 막는다.
균이 줄면 미세 염증이 지속되고 인슐린 저항성이 나빠져 제2형 당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가 실제로 여럿
있다.8 여기까지는 근거가 있는 이야기다.
문제는 확장 해석이다. “비타민 C나 압타민C가 아케르만시아를 늘려 당뇨를 되돌린다”는 주장은 대부분
동물 모델이나 연관 관계 수준이지, 사람을 대상으로 확립된 결론이 아니다. 무엇보다
당뇨약을 영양제로 대체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혈당 관리는 검증된 치료의 영역이라는
점은 당뇨병 최신 치료 약물 정리에서 따로 다뤘다.
유산균은 ‘씨앗’, 장은 ‘토양’? — 비유의 쓸모와 한계

“장내 미생물은 씨앗, 장 환경은 토양”이라는 비유는 꽤 유용하다. 먹은 유산균 대부분은 위산을 거치며
줄고, 장에 닿아도 며칠 안에 배출돼 일시적으로 머물다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시판 프로바이오틱스의 상당수는 장에 영구히 정착하기보다 transient(일시적) 통과에
가깝다는 것이 정설이다.9 그러니 토양(장 환경)이 나쁘면 아무리 좋은 씨앗을
뿌려도 자리를 못 잡는다는 지적은 옳다.
다만 “그 토양을 비타민 C·압타민C가 정리해준다”는 결론까지 가면 근거가 다시 얇아진다. 토양을 개선하는
방법으로 이미 검증된 것은 식이섬유·발효식품 같은 식습관과 불필요한 항생제 남용을 줄이는
것이다. 특정 제품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고 단정하기 전에, 검증 수준부터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결국 무엇을, 어떻게 — 확인된 것과 아직 아닌 것
정리하면 층위가 뚜렷이 갈린다. 확인된 것: 철분·비타민 A·니아신을 고용량으로 겹쳐
먹으면 간에 부담이 된다, 비타민 C는 열·빛·공기에 쉽게 산화된다, 프로바이오틱스는 대개 일시적으로만
머문다. 아직 아닌 것: 압타민C의 항암·항염·당뇨·파킨슨 ‘치료’ 효과는 세포·동물 또는
초기 단계 근거이며, 현재 위치는 어디까지나 건강기능식품·식품첨가물 범주다. 구호 대신,
영양제 앞에서 다음을 점검해보자.
- 지금 먹는 단일 고용량 영양제가 몇 개인가? 성분이 겹쳐 A·철분을 과다 섭취하고 있진 않나?
- 잦은 음주나 간 질환이 있는데도 여러 영양제를 함께 먹고 있진 않은가?
- ‘치료·완치’를 말하는 제품에 사람 대상 임상 근거가 있는가, 아니면 동물·세포 실험뿐인가?
- 제품을 추천하는 콘텐츠에 판매 링크나 이해관계가 얽혀 있진 않은가?
- 처방약(당뇨약 등)을 영양제로 대체하려는 생각은 아닌가? — 이것만은 금물이다.
안정적인 비타민 C 기술의 문제의식은 흥미롭고, 간에 부담되는 영양제를 가려 먹으라는 조언은 오늘 바로
쓸 만하다. 다만 ‘서울대 연구로 밝혀진 최고의 항암 영양제’라는 문장은 검증의 현재 좌표를
함께 볼 때 비로소 제대로 읽힌다. 몸에 오래 쌓이는 습관을 다루는 문제라면, 급할수록
천천히 나이 드는 저속노화의 관점이 더 도움이 된다.
- 원 영상 — 유튜브 ‘싴(seek) – 내가 찾는 지식의 모든 것’, 「”아프지 않고 오래 살려면 매일 이걸 드세요” … 서울대 의대 강재승 교수 요약」(성인 절반 이상 영양제 복용·압타민C 소개·설명란 판매 링크).
youtube.com/watch?v=qu9fyXf_BVQ - 철분 과잉과 장기 독성·폐경 후 여성 권장 여부·장기 복용 후 철 과잉 사례.
Mayo Clinic ·
Secondary Hemochromatosis (PMC) - 비타민 A(레티놀) 독성 — 간 저장·고용량 장기 복용 시 간 손상(과비타민증 A).
Vitamin A Toxicity, StatPearls (NCBI) - 니아신(비타민 B3) 간독성 — 고용량(특히 서방형)에서 간 손상·드물게 급성 간부전.
Niacin, LiverTox (NCBI) - 압타민C(압타머-비타민 C 복합체)·넥스모스 개발·국제특허·식약처 식품첨가물 허가·IUIS 2025 면역 발표.
팜뉴스(식품첨가물 허가) ·
바이오타임즈 - 비타민 C(L-아스코르브산)의 불안정성 — 공기·빛·열에 산화되어 비활성 물질로 분해.
Vitamin C Degradation Kinetics - 고용량 정맥 비타민 C 항암 — 안전성·초기 신호는 확인, 대규모 3상 근거는 부족.
High-dose IV Vitamin C in Cancer (PMC) - 아케르만시아 뮤시니필라 — 장벽 강화·염증·인슐린 저항성 개선 연관(다수 동물·연관 연구).
Akkermansia & Type 2 Diabetes (PMC) - 프로바이오틱스는 대개 장에 영구 정착하지 않고 일시적으로 통과.
ISAPP — Is probiotic colonization essential?
※ 압타민C 관련 효능 주장은 상당수가 세포·동물 또는 초기 단계 연구에 근거하며, 개발사·연구진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을 수 있습니다. 특정 제품의 구매·복용 결정은 독립적 근거와 전문가 상담을 바탕으로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