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리아 미군 사망 침묵의 전말 중동 외교 전략

트럼프의 ‘조용한 보복’: 시리아 미군 사망과 중동 외교의 복잡한 방정식

최근 시리아에서 발생한 미군 사망 사건은 국제 사회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습니다. 미군 2명과 통역 1명이 시리아 정부군에 의해 피격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반응은 예상과는 달리 ‘조용’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자국민의 희생에 격렬하게 보복하는 미국의 전통적인 스탠스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과연 트럼프는 왜 이례적인 침묵을 지켰을까요? 단순한 분노를 넘어선 그의 중동 외교 전략, 그 복잡한 이면을 blog.eomeo.net에서 심층 분석합니다.



예상 밖의 침묵: 트럼프의 시리아 미군 사망 사건 대응

시리아 미군 사망 후 폐허가 된 도시를 바라보는 병사의 모습, 트럼프의 조용한 보복의 배경

시리아에서 미군이 피격 사망하자 트럼프는 강력한 보복을 예고했지만, 그 대상이 시리아 정부군이 아닌 IS(이슬람국가)였다는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현장에서 사살된 용의자가 IS 추종자로 밝혀졌다는 점을 내세워, 트럼프는 시리아 정부군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으며 이는 IS에 빠진 광신도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미국이 ‘테러리스트와의 전쟁’이라는 프레임을 유지하며 시리아 정부와의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이처럼 미묘하고 계산된 움직임은 과거 미국이 9/11 테러 이후 보였던 ‘이성을 잃은’ 듯한 전면적 보복과는 사뭇 다른 양상입니다.

피트 에그세스 국방장관이 “전 세계 어디에서든 미국민을 목표로 공격한다면, 너의 남은 짧은 여생 동안 미국이 어디까지든 너를 찾아내고 추격해서 무자비하게 죽일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지만, 이 워딩의 이면에는 트럼프의 정치적,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과거 9/11 테러 당시 미국은 이성을 잃고 알카에다를 응징하기 위해 아프간 침공을 강행했으며, 파키스탄이 영공 개방을 거부하자 ‘석기 시대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초강수를 두어 결국 파키스탄의 협조를 이끌어냈던 사례는 미국의 보복 의지가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전쟁 아닌 복수’: 트럼프의 법적 회피 전략

시리아 미군 사망 후 폐허가 된 도시를 바라보는 병사의 모습, 트럼프의 조용한 보복의 배경

트럼프는 시리아 IS 표적 70여 곳에 보복 공습을 단행하며 최소 5명의 IS 대원을 사살했지만, 이 작전을 ‘전쟁’이라고 칭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복수’라는 단어를 사용했죠. 이는 트럼프의 고도로 계산된 정치적 행보입니다. 미국 헌법상 대통령이 전쟁을 선포하려면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테러리스트 처단 작전’은 대통령의 직권으로 수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자신이 대통령 재임 중 많은 전쟁을 끝냈다고 자부하는 만큼, 새로운 전쟁을 시작했다는 오명을 피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과거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에서도 트럼프는 베네수엘라를 ‘테러 집단’으로 지정하여 의회 동의 없이 작전을 수행한 전례가 있습니다. 이는 ‘국가 대 국가’의 전쟁이 아닌 ‘테러리스트 소탕’이라는 프레임을 유지하여 국내외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입니다.

미국 군인들이 미사일에 전사한 동료들을 추모하는 글을 유성 매직으로 적어 IS 기지에 떨어뜨린 행위는 단순한 복수를 넘어선 상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의 오랜 군사 문화의 일부로, 적에게는 가차 없는 응징을, 전사한 동료에게는 깊은 애도를 표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전통적인 모습 속에서도 트럼프 행정부는 시리아 사태를 단순히 ‘테러리스트 소탕’으로 규정하며 복잡한 외교적 줄타기를 이어갔습니다.

알샤라 대통령과의 밀착: 중동 질서 재편의 숨은 그림

백악관 회담 중 트럼프가 알샤라 대통령에게 향수를 선물하는 예상 밖의 순간

트럼프가 시리아 정부군을 옹호하는 듯한 스탠스를 취한 데에는 시리아의 정치적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시리아의 알샤라 대통령은 과거 미국 FBI에 천만 달러의 현상금이 걸렸던 알카에다 조직원 출신입니다. 그러나 2016년 알카에다와 결별하고, 알아사드 독재 정권을 몰아내는 반군 지도자로 활약하며 친미 인사로 변모했습니다. 그의 친미 노선은 미국의 경제 제재 해제를 통해 시리아의 재건을 이루려는 실리적인 목적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트럼프는 알샤라가 대통령이 되자마자 그의 테러리스트 지정을 해제하고 백악관 회담까지 성사시켰습니다. 이는 시리아 건국 이래 첫 정상급 백악관 방문으로, 양국 관계 정상화를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었습니다.

이러한 트럼프의 ‘파격 행보’는 그가 중동 질서를 재편하려는 큰 그림의 일부입니다. 미국이 시리아에 남겨둔 1천 명가량의 미군은 여전히 IS 잔당 소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시리아 정부군과 협력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알샤라 대통령을 통해 시리아를 친미 노선으로 끌어들인다면, 중동 내 미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이란을 견제하는 데 중요한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백악관 회담에서 트럼프가 자신의 향수를 PPL하는 등 예상치 못한 해프닝이 있었지만, 이는 양국 정상 간의 친밀한 관계를 대중에게 각인시키려는 의도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나비 효과: 시리아의 정권 교체

시리아의 정권 교체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예상치 못한 ‘나비 효과’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지난 14년간 러시아의 강력한 지원으로 알아사드 독재 정권은 내전 속에서도 버텨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국력을 집중하면서 시리아 주둔 병력을 철수하자, 알아사드 정권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붕괴했습니다. 러시아는 알아사드 전 대통령의 망명만 허용했을 뿐, 더 이상의 지원은 불가능했습니다. 이처럼 국제적인 대형 사건이 예상치 못한 지역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복잡한 국제 정세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현재 베네수엘라 또한 러시아의 지원 약화로 미국의 압박에 취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아브라함 협정: 트럼프의 중동 평화 구상과 사우디의 딜레마

이스라엘, 사우디, UAE를 연결하는 아브라함 협정, 중동 평화 구상과 이란 견제를 상징하는 지도

트럼프의 궁극적인 중동 전략은 ‘아브라함 협정’을 통한 이란 견제입니다.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수니파 국가들을 결집시켜 시아파 맹주인 이란에 대항하는 군사-경제 동맹을 구축하려는 것입니다. 이미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등이 이스라엘과 국교 정상화를 맺었지만, 가장 중요한 ‘큰 형님’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직 동참하지 않고 있습니다. 사우디의 빈 살만 왕세자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 겪었던 외교적 냉대와 시진핑, 푸틴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는 미국에게 ‘확고한 안보 동맹’과 ‘민간 원전 기술 이전 및 우라늄 농축 허용’ 등 강력한 조건을 요구하며 줄다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빈 살만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며 사우디를 아브라함 협정에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시리아 알샤라 대통령과의 밀착 또한 이러한 중동 전체를 아우르는 큰 그림의 일부로 볼 수 있습니다. 결국 트럼프의 ‘조용한 보복’은 시리아 미군 사망이라는 개별 사건에 대한 반응을 넘어, 중동 지역의 권력 균형을 재편하고 이란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려는 그의 장기적인 외교 전략의 한 조각이었던 것입니다.



결론: 복잡한 이해관계 속 트럼프의 중동 외교

시리아에서 발생한 미군 사망 사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단순한 감정적 보복이 아닌, 복잡한 국제 정세와 중동 외교 전략이 얽힌 결과였습니다. 그는 ‘전쟁’이라는 표현을 피하면서 의회 승인 없이 군사 작전을 수행하는 한편, 알카에다 출신인 시리아 알샤라 대통령과 손을 잡는 파격적인 행보를 통해 중동 내 친미 세력을 규합하려 했습니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시리아의 정치 지형이 변화하는 기회를 포착하여 ‘아브라함 협정’이라는 큰 그림 속에서 이란을 견제하려는 전략을 구사했습니다. 이러한 트럼프의 외교는 때로는 상식을 뛰어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기저에는 미국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철저한 계산이 깔려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국제 정세의 미묘한 흐름을 읽고, 그 속에서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리더들의 고뇌와 전략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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