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시장의 위험한 이중성

지금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는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아주 기묘하고도 거대한 역설의 드라마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조용히 펼쳐지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판매량 세계 1위라는 화려한 성적표를 자랑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서는 수많은 기업들이 심각한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며 신음하고 있죠. 공장은 쉬지 않고 돌아가며 매일 새로운 차를 쏟아내는데 정작 시장에 뛰어들었던 기업 중 절반은 이미 이름도 없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오늘은 중국 전기차 시장의 위험한 이중성 에 대해 알아 보려합니다.

걱정스러운 표정의 한국인 사업가가 중국 전기차 생산량 증가와 수익성 하락 그래프를 보는 모습

중국의 대표주자인 비야디(BYD)가 테슬라를 제쳤다는 승전보가 들려오지만, 그 환호성 뒤에는 내일의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잔혹한 현실이 짙게 깔려 있습니다. 500곳이 넘던 전기차 제조사들이 줄줄이 무너지는 이 충격적인 순간에도 이상하게 새로운 공장들은 마치 거대한 기계처럼 계속해서 건설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수익 없는 성장과 미래 없는 확장, 그리고 결국 스스로 판 무덤에 갇혀 버린 중국 전기차 산업의 민낯을 우리는 이제 냉정하게 마주해야 합니다. 과연 이들은 거대한 자본의 힘으로 세계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게 될까요? 아니면 제 살을 깎아 먹는 경쟁 끝에 자멸의 길을 걷게 될까요?




화려한 수치 뒤에 감춰진 그림자: 세계 1위의 역설

숫자만 놓고 본다면 중국의 전기차 산업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압도적입니다. 2023년 기준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유럽과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도로를 중국산 전기차로 채워나가고 있는 형국이죠. 비야디(BYD)는 연간 300만대 이상의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리며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를 추월하는 기염을 토했고, 배터리 분야의 절대 강자인 CATL 역시 세계 시장 점유율 37%를 장악하며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처럼 표면적으로는 완벽한 성공 스토리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혹은 애써 외면했던 아주 충격적이고 어두운 진실이 숨어 있습니다.

거대한 중국 전기차 공장과 팔리지 않아 쌓인 수많은 재고 차량들

정부의 ‘전기차 광풍’이 낳은 비극

시간을 거슬러 2015년에 중국을 돌아보면 당시 전기차 제조사는 불과 50여 곳 남짓으로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작은 규모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불과 5년이 지난 2020년이 되자 그 숫자는 300개를 훌쩍 넘어섰고, 말 그대로 전기차 제조사들이 비온 뒤 죽순처럼 폭증하기 시작했죠. 이름 없는 스타트업부터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들, 심지어는 아무 상관없는 부동산 기업들까지 너나 할 것 없이 이 전쟁에 참전했습니다. 대체 무엇이 이토록 거대한 광풍을 불러일으켰을까요? 그 중심에는 중국 정부가 전기차를 국가적 미래 먹거리로 지정하고 쏟아부은 천문학적 지원이 있습니다. 정부의 보조금이라는 강력한 ‘마약’에 취해 모두가 장밋빛 미래만을 꿈꾸며 달려왔지만, 2025년 현재 그 300개 기업 중 절반 이상은 파산했습니다. 팡텅 자동차나 바이트, 그리고 보군 자동차처럼 한때 언론에 화려한 조명을 받았던 유망한 이름들은 이제 차디찬 기록 속으로만 남게 된 것입니다.

지방정부 경쟁이 만든 ‘좀비 기업’의 늪

시장이 자연스럽게 정리되고 있는 건강한 신호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실상은 오히려 그 반대로 더욱 기괴하고 위험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기업의 숫자는 줄어들었을지 모르나, 전체적인 생산 능력은 오히려 비정상적으로 늘어났고 경쟁은 이전보다 훨씬 더 잔혹하게 변질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기묘한 현상의 깊은 뿌리를 파헤쳐 보면 중국 특유의 독특한 지방정부 시스템과 권력 구조가 아주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중국 경제 운영의 핵심 중 하나는 생산지 과세 원칙인데, 어느 지역에서 제품이 만들어지느냐에 따라 해당 지방 정부의 세수입이 완전히 달라지는 구조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 지역의 지방 정부들은 세금을 더 많이 걷기 위해 자기 지역의 대규모 공장을 유치하려고 그야말로 혈안이 되어 달려듭니다. 게다가 지방 관료들의 인사 고과와 승진 여부가 관할 지역의 GDP 성장률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이 이 비정상적인 레이스에 더욱 기름을 붓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국의 수많은 지방 정부들은 전기차 회사들을 향해 도저히 믿기 어려운 파격적인 혜택들을 마치 사탕을 뿌리듯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지역에 공장을 짓기만 하면 금싸라기 같은 토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향후 10년간 법인세를 전액 면제해 주겠다”는 달콤한 제안이 이어졌죠. 그뿐만 아니라 국영은행을 압박해 1%대라는 파격적인 초저금리로 수백억 원을 빌려주고, 초기 정착 지원금으로만 수백억 원을 현금으로 꽂아 주기도 합니다. 전기차 회사 입장에서 보면 이것은 그야말로 하늘에서 공짜 돈이 뚝뚝 떨어지는 격이며, 남의 돈으로 공장을 짓는 마법 같은 비즈니스가 가능해진 겁니다. 하지만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이 모든 광기 어린 투자 과정에서 실제 소비자가 얼마나 차를 원하는지에 대한 수요 조사가 철저히 무시되었다는 점입니다. 산시성, 허베이성, 장쑤성, 광둥성을 넘어 쓰촨성까지 중국 전역의 모든 성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거대한 전기차 공장들을 세워 올렸습니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대륙 전체가 마치 하나의 거대하고 멈추지 않는 전기차 제조 단지로 변해 버렸고, 공장 굴뚝에서는 쉴 새 없이 연기가 피어 올랐습니다. 그런데 정작 차를 사야 할 중국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리는 속도는 공장이 미친 듯이 차를 찍어내는 속도를 도저히 따라잡지 못하는 불균형이 발생했죠.

가격 전쟁의 서막과 수익성 붕괴

2024년 기준으로 중국의 전기차 생산 능력은 무려 연간 4천만 대에 육박하지만, 실제 시장에서 판매된 양은 950만 대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생산 능력의 고작 1/4도 채우지 못한 채 공장들은 헛돌고 있으며, 팔리지 못한 재고 차량들은 거대한 주차장마다 산더미처럼 쌓여가고 있습니다. 결국 쌓여가는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기업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을 내리기 시작했고, 이는 산업 전체를 파괴하는 잔혹한 가격 전쟁의 서막이었습니다. 이제 중국 전기차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비야디(BYD)의 사례를 통해 이 화려한 껍데기 속에 감춰진 속사정을 더 깊이 들여다봅시다.

BYD는 2024년 세계 1위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실제 영업 이익률을 살펴보면 약 5% 수준으로 겉모습에 비해 실속은 매우 초라한 편입니다. 이는 경쟁사인 테슬라의 영업 이익률이 10%를 상회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정확히 절반 수준에 불과하며, 기업의 기초 체력이 약하다는 증거이기도 하죠. 더 심각한 진실은 이 5%라는 낮은 이익률마저도 정부로부터 받은 막대한 보조금이 포함된 수치이며, 순수하게 차를 팔아 남긴 이익은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시장의 리더인 BYD조차 이런 상황인데,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 전기차 회사들이나 이제 막 시작한 스타트업들의 상황은 차마 눈을 뜨고 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중국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로 혜성처럼 등장해 ‘중국판 테슬라’를 꿈꿨던 니오(NIO)의 사례는 이 산업의 모순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배터리 교환 방식이라는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이며 전 세계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그 화려함 뒤에는 차가운 숫자가 기다리고 있었죠. 놀랍게도 니오는 창업 이후 단 한 해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으며, 2024년 한 해에만 무려 2조 원에 달하는 엄청난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차를 팔면 팔수록 오히려 회사의 곳간이 비어가는 이 기이한 구조 속에서도 니오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차를 찍어내고 판매를 이어갑니다.

수많은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가격 경쟁으로 치열하게 충돌하며 파괴적인 시장을 형성하는 모습

‘좀비 기업’의 끈질긴 생명력과 시장의 왜곡

여기서 우리는 ‘좀비 기업’이라는 용어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는 실제로는 이미 파산했어야 할 기업이 억지로 숨만 붙어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정상적인 시장 경제 시스템이라면 벌써 시장에서 퇴출되었을 이 기업들이 중국에서는 마치 불사조처럼 죽지 않고 계속 살아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지방정부와 국영은행들이 이들의 코에 산소 호흡기를 붙여 주듯 끊임없이 거대한 자본을 주입하며 생명을 연장해 주기 때문이죠. 만약 자기 지역의 전기차 회사가 파산하면 수만 명의 일자리가 한순간에 사라지고 지역 경제가 뿌리째 흔들리는 대재앙이 닥치게 될 것을 두려워합니다. 무엇보다 해당 지역 당 서기의 정치적 생명이 끝날 수 있다는 공포가 경제 논리보다 앞서기에 어떻게든 기업의 파산을 막으려 필사적으로 매달립니다.

지방정부는 관할 국영은행을 강력하게 압박하여 이 회사가 곧 흑자로 전환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세우며 추가 대출을 받아내도록 종용하죠. 대출을 연장해 주고 이자 상환을 유예해 달라는 정부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는 은행들은 결국 회수 가능성이 낮은 돈을 계속해서 쏟아붓게 됩니다. 이러한 인위적인 생명 연장은 결국 시장의 자연스러운 정화를 방해하고 건강한 기업들까지 함께 병들게 만드는 독이 되어 돌아오고 있습니다. 파산했어야 할 좀비 기업들이 시장에 남아 원가 이하의 가격으로 차를 쏟아내니 시장 가격은 붕괴되고 전체 산업의 수익성은 바닥을 치게 됩니다.

2024년 추정치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산업과 관련된 부실 채권 규모는 약 80조 원에 달하며, 이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거대한 시한폭탄과 같습니다. 자본주의 경제의 기본 원리는 효율적인 곳으로 자원이 흐르는 것이지만, 현재 중국은 정치적 논리가 경제적 효율성을 완전히 압도하고 있습니다. 정말로 혁신을 이루고 경쟁력을 갖춰야 할 기업들 대신 정치적으로 보호받는 기업들이 자리를 차지하며 국가적 자원의 낭비를 초래하고 있죠。

중국 정부를 상징하는 손이 파산 위기에 처한 전기차 기업들에 생명줄을 제공하여 좀비 기업으로 연명시키는 모습

강제 구조조정의 그림자: 3가지 시나리오

이제 2024년 초 BYD가 쏘아 올린 가격 인하의 신호탄이 어떻게 시장을 초토화했는지 그 잔혹한 도미노 현상을 구체적으로 살펴봅시다. BYD가 주력 모델의 가격을 수백만 원씩 낮추자 샤오펑과 리오토는 물론이고 심지어 테슬라까지 이 피비린내 나는 가격 전쟁에 강제로 끌려 들어갔습니다.

불과 1년 사이에 차량 가격이 30% 이상 폭락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이는 소비자를 위한 혜택이 아니라 기업들의 살점을 뜯어먹는 자살 경쟁이었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금의 경쟁을 누가 더 오래 피를 흘리며 버틸 수 있는지를 겨루는 잔혹한 ‘데스 게임’이라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습니다. 전기차의 심장이라 불리는 배터리 산업 역시 겉으로 보이는 화려한 점유율 수치와는 달리 속을 들여다보면 비슷한 위기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세계 시장의 37%를 장악한 절대 강자 CATL조차 2024년 영업 이익률은 8% 수준으로 한국의 주요 배터리 기업들보다 낮은 편에 속합니다. 1위 기업이 이 정도라면 중국 내 2위와 3위, 그리고 그 아래의 수많은 배터리 업체들은 사실상 만성적인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죠. BYD가 자회사로 운영하는 배터리 부문 또한 회계를 엄격히 분리해 보면 실제로는 이익이 거의 남지 않는 구조로 간신히 버티는 형국입니다.

상황이 임계점에 다다르자 전문가들은 결국 중국 중앙정부가 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 대신 아주 강력한 강제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내다봅니다. 이는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아니라 국가가 직접 나서서 살려야 할 핵심 기업과 정리해야 할 좀비 기업을 칼로 자르듯 하는 방식이죠.

중국 정부를 상징하는 손이 파산 위기에 처한 전기차 기업들에 생명줄을 제공하여 좀비 기업으로 연명시키는 모습

예를 들어 수백 개의 제조사 중 비야디와 지리, 그리고 니오 같은 몇몇 기업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강제로 합병하거나 청산하는 시나리오입니다. 이것이 바로 중국식 산업 정책의 본질인데, 시장의 원리가 아니라 당의 의지와 정치적 판단이 산업의 승자와 패자를 직접 결정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과연 정부가 시장보다 더 똑똑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선택이 늘 옳을 수 있는지 말이죠. 10년 후의 기술 변화를 관료들이 정확히 예측하여 어떤 기업이 진정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될지 판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역사를 돌아보면 정부 주도의 강력한 산업 정책이 화려하게 시작했다가 결국 비극적인 실패로 끝난 사례는 우리 주변에 너무나도 많이 존재합니다. 1980년대 일본이 정부 주도로 반도체 산업을 키우려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지만 결국 한국과 대만의 혁신 속도에 밀려 추락했던 것처럼요. 과거 소련 역시 국가가 모든 자원을 중공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며 경제 성장을 꾀했지만 결국 비효율의 벽을 넘지 못하고 시스템 자체가 붕괴했습니다. (관련 글: 반도체 산업의 역사와 국가 전략의 중요성)와 같은 내부 링크를 삽입할 수 있습니다.)

이제 중국 전기차 산업 앞에 놓인 미래를 예측해 본다면 우리는 크게 세 가지의 서로 다른 시나리오를 머릿속에 그려 볼 수 있습니다.

  1. 성공적인 강제 구조조정 시나리오: 중국 정부가 강력한 의지로 좀비 기업들을 과감히 쳐내고 소수 정예 기업들을 글로벌 챔피언으로 키워내는 성공의 길입니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려면 지방 정부들의 격렬한 저항을 억누르고 구조조정 과정에서 쏟아져 나올 대규모 실업 문제를 완벽히 통제해야 합니다. 또한 살아남은 소수의 기업들이 정부의 보호막 없이도 스스로 기술 혁신을 이뤄내어 전 세계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매력을 갖춰야만 하죠. 중국은 과거 철강이나 석탄 산업에서 이와 유사한 강제 구조조정을 단행해 성과를 낸 경험이 있기에 이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전기차는 철강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한 기술 집약적 산업이며, 국제적인 정치 역학과 실시간 기술 경쟁이 얽혀 있는 고난도 게임입니다.
  2. 느린 침체와 경쟁력 상실 시나리오: 고통스러운 수술을 미루고 좀비 기업들을 계속 지원하며 버티다가 산업 전체가 서서히 경쟁력을 잃고 쇠퇴하는 그림입니다. 이 시나리오를 더욱 높여주고 있죠. 미국은 이미 중국산 전기차를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사실상 시장 진입이 불가능할 정도의 높은 무역 장벽을 겹겹이 쳐 놓은 상태이기도 합니다. (관련 글: 글로벌 무역 분쟁과 첨단 산업의 미래)와 같은 내부 링크를 삽입할 수 있습니다.)
  3. 급격한 붕괴 시나리오: 가장 파괴적인 것으로, 어느 한 대형 기업의 파산이 연쇄적인 부품사 붕괴와 금융 위기로 이어지는 급격한 붕괴의 상황입니다. 수백 개의 협력사가 동시에 무너지고 은행의 부실 채권이 폭발하면 이는 전기차 산업을 넘어 중국 경제 전체를 뒤흔들 거대한 재앙이 될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첫 번째와 두 번째가 뒤섞인 형태이며, 일부는 살아남겠지만 기대만큼의 강력한 위용을 갖추기는 힘들 것입니다. 결국 중국은 생산량이라는 숫자로만 세계 1위를 유지할 뿐, 프리미엄 가치나 기술 선도 측면에서는 여전히 서구 기업들을 넘어서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결론: 성장통인가, 시스템 결함인가?

이제 우리는 다시 핵심 질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지금 중국이 겪는 이 고통은 정말 더 큰 성장을 위한 단순한 성장통에 불과한 것일까요? 아니면 수요를 무시한 공급 확대와 수익성을 포기한 규모 경쟁이 불러온 시스템의 근본적이고 치명적인 결함이 드러난 결과물일까요? 시장의 원리를 거스르고 정치적 논리로 자원을 배분한 대가는 생각보다 가혹하며, 이는 결코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중국 정부는 지금의 시련을 거쳐 더 강해질 것이라 주장하지만, 뿌리 깊게 박힌 구조적 모순은 시장의 힘 없이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의 운명을 결정할 첫 번째 변수는 중국 정부가 과연 좀비 기업을 정리하고 시장 원리를 진심으로 존중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두 번째 변수는 서방 국가들의 높은 장벽을 뚫고 중국이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하느냐인데, 현재로서는 이 2가지 모두 중국에 매우 불리해 보입니다. 중앙정부의 통제는 날로 강화되고 있으며, 세계 각국은 중국산 전기차를 단순한 제품이 아닌 경제적 안보 위협으로 인식하고 강력히 대응하고 있죠. 지금처럼 수익 없는 규모 확장에만 매몰된다면 중국 전기차 산업은 결국 자신들이 직접 판 거대한 무덤 속에 스스로 갇히는 비극을 맞이할 것입니다.

겉은 화려하고 거대하지만 속은 텅 빈, 실제로는 아무런 힘이 없는 거인으로 남게 될 위험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시점에 우리는 서 있습니다. 그리고 이 무모한 질주에 대한 최종적인 대가는 결국 산업의 미래를 걸었던 수백만 명의 노동자들과 중국 국민들이 고스란히 치르게 될 것입니다.

오늘은 중국 전기차 시장의 위험한 이중성 에 대해 알아 보았습니다. 세계 최대 생산국이라는 그 화려한 타이틀이 과연 승리자의 축복이 될지, 아니면 벗어날 수 없는 저주의 굴레가 될지 이제 결정될 시간입니다. 앞으로의 5년이 그 정답을 우리에게 보여줄 것이며, 우리는 이 거대한 국가적 실험의 결과를 전 세계와 함께 숨 죽여 지켜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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