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은 금리·자본이동·정책 등 여러 변수가 얽혀 짧은 기간에도 크게 바뀝니다. 투자 판단은 최신 공식 통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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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24일, 특별한 국제 이벤트가 없던 날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20원 넘게 내렸다.
외환당국이 “원화의 과도한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았고, 시장에서는 당국의
개입 추정 매도가 관측됐다.1 이 글은 “정부가 몰래 시장을 조작한다”는
식의 해석 대신, (1) 그날 실제로 확인된 사실, (2) 연말에 환율을 방어하려는 회계·건전성상의
동기, (3) 이런 개입이 추세 자체를 돌릴 수 있는지를 순서대로, 수치의 출처와 함께 정리한다.
12월 24일, 실제로 확인된 사실부터

확인 가능한 사실은 세 가지다. 첫째, 24일 원·달러 환율은 당국의 구두개입과 개입 추정 매도가
맞물리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1 둘째, 연말 거래일은 참가자가 줄어
거래량이 평시 대비 크게 감소한다. 얇은 시장에서는 같은 규모의 매도라도 가격을 움직이는 힘이
커진다.1 셋째, ‘구두개입’은 실제 달러를 팔기 전에 당국이 발언만으로
시장 심리를 되돌리려는 수단으로, 최근 원화 약세 국면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했다.7
즉 급락 자체는 미스터리가 아니라 얇은 연말 시장 + 당국의 발언·매도라는
비교적 익숙한 조합의 결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왜 하필 연말에 이렇게까지 방어하려 하는가”이다.
왜 하필 연말인가 — ‘종가 관리’가 노리는 것
연말 환율 종가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기업과 금융회사의 회계는 결산일 환율로 외화 자산·부채를
원화로 환산한다. 환율이 높게 마감하면 외화부채를 진 기업의 원화 환산 부채가 늘어 재무 부담이
커진다. 반대로 종가가 내려가면 그 부담이 줄어든 것처럼 나타난다. 이것이 시장에서 말하는
‘종가 관리’의 배경이다.
은행 건전성 지표인 BIS 자기자본비율에도 환율은 직접 영향을 준다. 환율이 오르면
은행이 보유한 외화대출 등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액이 커지고, 이는 비율의 분모인 위험가중자산을
늘려 자기자본비율을 끌어내린다.2 실제로 환율이 1,480원대까지
오른 국면에서 “은행 자본비율 하락” 우려가 제기됐고, 한국은행도 고환율이 은행 자본비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2 자본비율이 낮아지면 은행이 신용 공급을 줄여
기업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연말 환율 방어에는 지표 관리 이상의 실질적 동기가
깔려 있다.
여기에 국가 통계도 연말·연평균 환율을 기준으로 작성되는 항목이 많다. 원화 환산 대외부채 규모나 대외 건전성 지표가 종가에 따라 달라 보일 수 있어, 당국 입장에서 급격한 연말 변동을 완화할 유인은 회계·건전성·통계가 겹치는 지점에서 생긴다. 다만 이런 유인이 있다는 것과 실제로 종가를 인위적으로 맞췄다는 것은 다른 문제이며, 개입 규모·시점은 사후에도 정확히 공개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개입의 신호는 어떻게 읽나

당국은 개입 사실을 사전에 공개하지 않는다. 그래서 시장은 간접 신호로 추정한다. 대표적인 것이
특정 환율 레벨 부근에서 나타나는 톱니형(지그재그) 흐름이다. 환율이 어떤 선을
넘으려 할 때마다 매도 물량이 쏟아져 되밀리는 패턴이 반복되면, 시장은 그 선을 당국이 방어하는
기준으로 해석한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추정이며, 당국 스스로 “이 선을 지킨다”고
공표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런 패턴이 나타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설명된다. 첫째, 환율을 누르려는 당국과 올리려는
실수요·투기 세력 간의 힘겨루기다. 둘째, 반복 방어는 “쉽게 물러서지 않는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낸다. 셋째, 당국은 개입 과정에서 시장의 매수 압력 강도를 가늠한다. 환율이 어디로 갈지에 대한
해석은 한국의 환율 정책 기조의 변화를 함께 보면 이해가 쉽다.
국민연금 외환스왑은 어떤 역할을 하나
환율 방어에서 자주 등장하는 축이 국민연금과 외환당국의 외환스왑이다.
국민연금은 해외 투자에 필요한 달러를 현물시장에서 직접 사는 대신, 외환당국과 원화·달러를 일정
기간 교환하는 스왑을 활용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국민연금의 대규모 달러 매수가 시장 환율을
끌어올리는 압력을 줄인다.
이 스왑 한도는 2022년 9월 100억 달러로 시작해 2023년 4월 350억 달러, 2024년 500억 달러를 거쳐
650억 달러로 늘었고,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은 이 거래를 2026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3 국민연금은 전략적 환헤지 조정 기간도
연장해, 환율이 높을 때 달러 매도 물량이 시장에 나올 수 있게 했다.3
다만 이런 수단은 공짜가 아니다. 헤지·스왑에는 통화 간 금리차 등 비용이 따르고, 국민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기금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균형 있게 봐야 한다.
개입은 추세를 돌릴 수 있나 — 1997·2008의 교훈

단기 개입은 특정 레벨을 지키고 변동성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 그러나 구조적 추세를
되돌린 사례는 드물다. 과거 위기 국면이 이를 보여준다. 1997년 외환위기 때 원·달러 환율은 800원대에서
1,960원대까지 치솟아 종가 기준 사상 최고를 기록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900~1,000원대에서 1,570원대까지 급등했다.4
지금은 다르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2025년 11월 말 약 4,307억 달러로,
1997년식 급성 외환 부족 위기의 가능성은 낮다.6 다만 GDP 대비
외환보유액 비율은 20% 안팎으로 대만 등에 비해 넉넉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6 요컨대 급성 위기보다는 만성적인 원화 약세 압력이
더 현실적인 부담이며, 개입은 그 압력을 늦출 수는 있어도 없애지는 못한다.
환율을 움직이는 근본 변수 — 금리차·자본유출·재정
개입이 ‘증상 완화’라면, 원화 약세의 ‘원인’은 거시 변수에 있다. 첫째는 한미 금리차다.
미국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으면 자본이 달러 자산으로 이동해 원화가 약해진다. 한국은행이 경기를 위해
금리를 내리고 싶어도 금리차 확대에 따른 자본유출을 의식해야 하는 이유다. 이 딜레마는
돈을 풀어도 금리가 뛰는 역설과도 맞닿아 있다.
둘째는 외국인 자본유출이다. 2025년 상반기 외국인 주식 자금은 약 948억 달러(약
146조 원) 순유출됐고, 이는 달러 강세와 함께 고환율의 주요 배경으로 지목됐다.5
셋째는 재정·통화 여건이다. 부채에 의존한 재정 확대와 완화적 통화 여건은 장기적으로
원화 방어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청년의 해외 투자나 기업의 원화 환전 기피 같은 현상은
원인이라기보다 이런 거시 여건의 결과에 가깝다.
결론 — 앞으로 몇 주, 이 지표들을 관찰하라
환율의 방향은 특정일을 찍어 맞히는 게임이 아니다. 개입의 성패도 종가 하나가 아니라, 그 뒤 몇 주간
추세가 되돌아오는지로 드러난다. 앞으로 다음 지표를 함께 관찰하면 흐름을 읽는 데 도움이 된다.
- 연초 수급 — 1~2월 수출 대금 유입과 해외 법인 송금은 계절적으로 달러 매도 압력을 더한다. 이 힘이 실제로 환율을 눌러주는지.
- 한미 금리차 — 미국·한국의 통화정책 방향과 그 격차가 좁혀지는지 벌어지는지.
- 외국인 주식·채권 자금 — 순매도가 이어지는지, 순매수로 돌아서는지.
- 외환보유액 — 개입이 이어지면 보유액이 줄어드는지, 그 속도가 어떤지.
- 당국의 발언 톤 — 구두개입 강도와 빈도의 변화.
단기 개입은 회계·건전성 지표를 관리하는 데 유효하지만, 근본 원인인 금리차와 자본유출이 그대로라면
압력은 다시 돌아온다. 개입 여부보다 이 다섯 지표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가가
원화의 다음 국면을 더 잘 말해준다.
- 2025년 12월 외환당국 구두개입·개입 추정 매도, 연말 거래량 급감 — 나무위키 ‘2025-2026년 원화 고환율 사태’ ·
네이트 뉴스(당국 개입 추정 매도 보도) ·
namu.wiki - 고환율이 은행 BIS 자기자본비율을 낮추는 메커니즘(외화자산 원화 환산액 증가 → 위험가중자산 확대) — 한국은행 지적 보도.
네이트 뉴스 ·
데일리머니 - 외환당국·국민연금 650억 달러 외환스왑 2026년 말 연장·한도 확대 경과·전략적 환헤지 연장 — 한국은행 보도자료.
bok.or.kr ·
ZDNet Korea - 1997년 외환위기 원·달러 1,960원대·2008년 금융위기 1,570원대 고점 — 역대 고환율 비교 보도.
르데스크 - 2025년 상반기 외국인 주식 자금 약 948억 달러(약 146조 원) 순유출·미 달러 강세 — 환율 배경 보도.
다음 뉴스 - 2025년 11월 말 외환보유액 약 4,306.6억 달러·GDP 대비 적정성 논의 — 한국은행 보도자료·언론 보도.
bok.or.kr ·
미주중앙일보 - 구두개입의 개념과 최근 원화 약세 국면의 반복적 활용 — 외환시장 해설.
EBC Financial Gr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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