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포드 합작 결별: 재무 부담 털고 새 도약 준비

SK온-포드 합작 재편, 재무 부담 털고 SK온 테네시 공장 날개 달다

최근 K-배터리 업계에 낭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ESS 배터리 부문에서 GM과 합작을 통한 호재를 알렸고, 삼성SDI는 미국에서 2조원 규모의 대규모 수주 소식을 전하며 시장의 기대를 한껏 높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세 번째 K-배터리 주역인 SK온에게도 중요한 전환점이 될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바로 포드와의 배터리 합작법인 ‘블루오벌SK’의 구조 재편 소식입니다. 그동안 SK온을 짓눌렀던 재무적, 사업적 부담을 일거에 털어내고 새로운 비상의 날개를 펼칠 수 있을지, 지금부터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SK온-포드 합작 재편, 재무 부담 털고 SK온 테네시 공장 날개 달다

블루오벌SK, 빛과 그림자: 포드 F-150 라이트닝의 좌초

SK온은 미국 시장에서 포드와 함께 ‘블루오벌SK’라는 합작사를 설립하며 야심 찬 출발을 알렸습니다. 켄터키와 테네시에 대규모 공장을 건설 중이거나 운영하며, 특히 켄터키 공장은 1, 2공장을 합쳐 80GWh가 넘는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했습니다. 테네시 공장 또한 첨단 NCM 하이니켈 배터리 전용 공장으로 기대를 모았죠. 이는 북미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에 발맞춰 중요한 교두보를 마련하려는 전략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포드의 핵심 전기차 모델인 F-150 라이트닝의 판매 부진이 치명타로 작용했습니다. 한때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픽업트럭 F-150의 전기차 버전으로 큰 기대를 모았던 라이트닝은 초기 흥행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급감하며 사실상 생산 중단 및 단종 수순을 밟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포드 측은 SK온 배터리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으나, 결국 차량 자체의 문제로 밝혀지면서 SK온은 억울함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F-150 라이트닝의 실패는 블루오벌SK의 켄터키 공장 가동률 저하로 이어졌고, SK온은 연간 3,500억 원에 달하는 감가상각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 막대한 재무적 부담에 직면했습니다. 현금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매년 수천억 원의 손실을 안고 시작해야 한다는 것은 SK온에게 엄청난 족쇄와 같았습니다.

운명적인 결별: SK온의 현명한 선택

이러한 상황 속에서 SK온과 포드는 합작 관계를 재정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결별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테네시 공장:** SK온이 100% 소유권을 갖습니다. 아직 가동 시작 전이지만, 최첨단 시설을 갖춘 45GWh 규모의 이 공장은 SK온의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 거점이 될 것입니다.
  • **켄터키 공장 (1공장 및 예정된 2공장):** 포드가 모든 소유권을 가져갑니다. 더 중요한 것은 공장 집기, 설비뿐만 아니라, 공장 건설 및 운영과 관련된 약 6조원 규모의 대출과 이자 비용(연간 약 3,500억 원)까지 포드가 모두 떠안는다는 점입니다.

이번 합작 구조 재편은 SK온에 엄청난 재무적 해방감을 안겨주었습니다. 6조원에 달하는 부채 감소 효과와 연간 3,500억 원의 이자 비용 절감은 현금 흐름 개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또한, IRA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AMPC (첨단 제조 생산 세액 공제) 보조금을 기존 포드와 50%씩 나누던 것과 달리, 이제 SK온이 테네시 공장에서 생산하는 배터리에 대해 100% 수령할 수 있게 되어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전망입니다. 이는 투자 관점에서도 매우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됩니다.

SK온의 새로운 도약: 닛산과 ESS 시장 정조준

재무적 부담을 덜어낸 SK온은 이제 테네시 공장을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SK온의 새로운 도약: 닛산과 ESS 시장 정조준

1. 닛산과의 강력한 파트너십

이미 SK온은 닛산과 대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테네시 공장을 통해 닛산에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공급하게 되면서, 포드 물량 감소에 대한 우려를 상쇄하고 북미 시장에서 새로운 고객사를 성공적으로 확보하게 됩니다. 이는 SK온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기여하며 특정 완성차 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2. 폭발적인 ESS 시장 선점

최근 북미 ESS (에너지 저장 장치) 시장은 전기차 시장보다도 더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테슬라 향 ESS 배터리 공급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있고, 삼성SDI 또한 대규모 ESS 수주를 이어가는 등, ESS는 K-배터리 업계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SK온 역시 1조원 규모의 ESS 수주를 확보한 바 있으며, 테네시 공장을 활용하여 ESS 배터리 생산 및 공급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ESS 시장에서는 인산철(LFP) 배터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SK온이 이 분야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확보할지가 관건입니다.

SK온의 이번 결정은 단순히 기업 간의 결별을 넘어, 빠르게 변화하는 IT 산업과 투자 시장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부채를 떠넘기고 AMPC를 100% 확보하게 된 점은 단기적인 재무구조 개선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폭발적인 ESS 시장 선점

포드의 험난한 배터리 내재화 여정

반면, 켄터키 공장을 인수한 포드는 앞으로 험난한 여정을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배터리 생산은 단순한 시설 확보를 넘어 고도의 기술력과 숙련된 인력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해외 공장 초기 운영에서 겪었던 인력 수급의 어려움처럼, 포드 역시 배터리 내재화 과정에서 상당한 난관에 부딪힐 수 있습니다. F-150 라이트닝과 머스탱 마하-E 등 기존 전기차 모델의 단종 수순과 함께 2027년부터 새로운 플랫폼 기반의 중저가 전기차 라인업을 준비 중인 포드가 켄터키 공장을 어떻게 활용하고 배터리 경쟁력을 확보할지는 미지수입니다.

K-배터리 산업의 미래와 SK온의 과제

K-배터리 산업의 미래와 SK온의 과제

K-배터리 산업은 그동안 뛰어난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투자와 전기차 수요 둔화라는 이중고를 겪어왔습니다. 이번 SK온과 포드의 결별은 SK온이 그 짐을 덜고 홀가분하게 미래를 그릴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테네시 공장의 안정적인 가동, 닛산과의 성공적인 협력, 그리고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ESS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SK온의 남은 과제입니다.



물론, 이번 결별이 하루아침에 SK온의 모든 어려움을 해결해 줄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가장 큰 재무적 부담을 덜어내고, 전략적인 유연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SK온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끊임없는 혁신과 시장 변화에 대한 민첩한 대응만이 K-배터리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SK온이 이번 전환점을 발판 삼아 더욱 강력한 글로벌 배터리 리더로 우뚝 설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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