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스미스 국부론 재해석하여 살펴본 AI시대 부의 재분배
변화의 물결은 언제나 예측할 수 없는 방향에서 시작됩니다. 때로는 패션 이야기 속에서 철학적 통찰이 불쑥 튀어나오기도 하고, 때로는 먼 과거의 경제 이론이 현대 사회의 난제를 푸는 열쇠가 되기도 합니다. 오늘 우리는 급변하는 AI 시대 속에서 ‘기업은 누구의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애덤 스미스의 고전 ‘국부론’을 통해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경제 철학의 지평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 인간의 본질적 가치와 사회적 관계가 경제의 핵심 동력으로 재조명되는 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산업화의 유산: 정량화와 객관성의 시대
우리는 오랫동안 세상을 정량화하고 객관적인 데이터로 분석하는 데 익숙했습니다. 인테리어 자재를 고를 때 사용하는 팬톤 컬러 칩처럼, 모든 색상에 고유한 번호를 부여하여 전 세계 어디에서든 동일한 색을 구현하는 표준화는 산업화 시대의 성공 모델이었습니다. 이 팬톤 시스템은 1960년대 미국에서 탄생하여 색상의 ‘에스페란토어’를 만들어냈고, 이는 전 세계 어디에서든 팬톤 번호만으로 정확한 색상을 구현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러한 정량화와 표준화는 비단 산업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학문 연구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침팬지 연구의 선구자 제인 구달 이전의 남성 유인원 연구자들은 침팬지를 멀리서 망원경으로 관찰하며, 감정 이입을 배제하고 정량화된 데이터로만 접근하는 것이 과학적이라고 믿었습니다. 데이터를 테이블화하고, 하루에 얼마나 이동하고 무엇을 몇 그램 먹는지 등을 철저히 기록하며 ‘관찰자적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객관적인 진실에 도달하는 길이라 여겨졌죠. 이러한 방식은 대량 생산과 효율성을 추구하는 산업 사회에서 강력한 추진력이 되었고, 서구 문명이 산업 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남성적 정량화’ 방식이 모든 시대에 통용될까요? 그리고 인간과 사회의 복잡한 가치까지도 숫자로만 설명할 수 있을까요?
AI 시대의 전환점: 관계와 감성의 재발견
그러나 시대는 변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데이터의 정량화와 처리, 분석에 있어 인간의 능력을 압도하는 지금, 산업화 시대의 계량적 사고방식만으로는 더 이상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어렵습니다.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 즉 관계 맺는 능력과 감성, 공감 능력이야말로 미래 사회의 핵심 역량이 될 것입니다. 이는 마치 제인 구달이 침팬지 개체 하나하나에 이름을 붙여주고 그들과 관계를 맺으며 그 일원이 되는 방식으로 완전히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것과 유사합니다. 그녀의 ‘참여자적 관점’은 단순히 객관적 데이터 수집을 넘어선 깊은 이해와 공감을 통해 침팬지의 복잡한 사회 구조와 도구 사용 능력을 밝혀냈습니다. 역사와 소설의 만남, 자본주의에 대한 기록에서도 보듯이, 과거의 관점과 현대의 변화를 연결하는 통찰이 중요합니다.
AI 시대는 이러한 ‘관계의 경제학’을 요구합니다. 인간이 AI를 단순한 도구로 활용하는 것을 넘어, AI가 줄 수 없는 인간 고유의 가치를 증폭시키고 새로운 방식으로 사회를 구성해야 합니다. 이는 AI 기술 자체의 발전만큼이나 중요한 과제이며, 인류가 AI와 공존하며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방향을 제시합니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새로운 지평이 대한민국에서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조변석개'(빨리빨리 변하고 빨리 식는) 문화는 새로운 것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데 탁월한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과거 인터넷 시대에 우리가 배달 문화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를 빠르게 정착시켰던 것과 유사합니다. AI 작곡으로 감동적인 메시지 전달 방법처럼 AI는 이미 우리의 일상과 감성 영역에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기업은 누구의 것인가: 애덤 스미스 국부론의 재조명
AI 시대의 도래는 ‘기업은 누구의 것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을 다시금 던지게 합니다. 수공업 시대에는 창업자와 장인이 기업의 주인이었으며, 숙련된 기술을 가진 장인은 자본가와 대등한 지위를 가졌습니다. ‘기술을 배우면 굶어 죽지 않는다’는 명제는 당시 기술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주죠. 예를 들어, 운전 기술이 고급 기술이었던 시절, 운전대도 못 잡고 힘든 일을 3년간 해야만 배울 수 있던 도제 시스템은 장인의 지위를 엿볼 수 있게 합니다.
그러나 1840년대 특정인들이 자본을 독점하는 문제가 생기면서 ‘자본주의’라는 말이 처음 등장했고, 이때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생산 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는 자본 독점의 폐해를 해결하기 위해 ‘주식회사’가 도입되었고, 이와 함께 산업 자본주의와 금융 자본주의가 분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산업 자본주의는 전통적인 상품 생산을 통해 부를 창출하는 개념이라면, 금융 자본주의는 돈으로 돈을 버는 자본 시장의 영역을 의미합니다. 영미권 국가들이 ‘산업 민주주의’라는 표현을 선호했던 것은 그들의 역사적 배경에서 기인합니다. 생산 과정에서의 민주주의, 부가가치 분배에서의 민주주의를 중시했던 것이죠.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통제되지 않은 금융 자본주의가 인류 전체에 어떤 재앙을 가져올 수 있는지 분명히 보여주었습니다. 월스트리트의 극단적인 자유 추구가 빚어낸 이 사태는 경제 전반에 걸친 민주적 통제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단순한 ‘산업 민주주의’를 넘어 ‘경제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부각시켰습니다. 이때 오바마 정부는 경제 민주주의를 내세웠으나 결국 월스트리트의 손을 들어주면서 러스트벨트 백인 노동자들의 민주당에 대한 지지 이탈을 초래했습니다. AI와 반도체: 증시 활력 같은 글에서 보듯, 새로운 기술의 등장과 경제 시스템의 변화는 항상 고전적 질문을 다시금 불러일으킵니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다시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흔히 그를 자본주의를 찬양한 인물로 오해하지만, 국부론의 첫 문장은 “한 나라 국민의 연간 노동은 그들이 연간 소비하는 생활 필수품과 편의품 전부를 공급하는 원천”이라고 명시합니다. 즉, 국부의 원천은 자본이 아닌 ‘인간의 노동’에 있다는 것입니다. 스미스는 노동의 분업을 통해 생산성이 극대화되고, 이것이 곧 국부를 키우는 길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는 화폐의 본질적인 기능 중 하나가 ‘모든 것을 쪼갤 수 있는 분할 능력’에 있다고 보았고, 이것이 노동을 쪼개 생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한 국가의 개입 없는 자유로운 국제 분업을 강력하게 주장했죠. 이는 현재 보호 무역주의로 회귀하려는 일부 흐름에 비추어 볼 때 더욱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에덤 스미스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오늘날 금융 자본주의의 폐해를 극복하고 새로운 경제 질서를 모색하는 데 중요한 단초가 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AI 시대 경제 전략: 국민 주주와 기본 소득
그렇다면 ‘기업은 국민의 것이다’는 주장은 어떻게 현실화될 수 있을까요? 2008년 금융위기 이전 IMF 외환위기 때, 삼성, 현대, SK 하이닉스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은 국민의 세금으로 위기를 극복했습니다. 이 점을 고려할 때, 국내 100대 기업은 단순한 사기업을 넘어 ‘국민의 기업’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AI 산업 관련 국부 펀드와 국민 주주론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합니다. 국가가 2조 5천억 원을 들여 전남 해남에 국가 AI 컴퓨팅 센터를 만들고 CPU를 사들이는 등 막대한 투자를 하지만, 그 혜택은 주로 기업에 집중됩니다. 현재 AI 소비는 B2C보다는 B2B가 주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AI가 창출하는 부의 일정 부분을 ETF(상장지수펀드) 형식의 ‘국민 주주’ 형태로 전 국민에게 분배하고, 이를 기본 소득과 연계하는 방안은 매우 급진적이면서도 설득력 있는 미래 지향적 접근입니다.
이러한 ‘국민 주주 형태의 기본 소득’은 단순히 부를 재분배하는 것을 넘어, 모든 국민이 기업 성장의 주체가 되어 산업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개인이 소유한 부동산이라 할지라도 역세권 개발이나 학교 건설 등 공동체의 기여로 가치가 상승한 부분에 대한 사회적 환원을 주장하는 발상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특히 AI가 많은 직업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AI 생산물 일부를 세금을 낸 국민에게 되돌려주는 것은 정당한 보상이자 새로운 사회 안전망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지금 태어나는 젊은 세대가 기성세대의 부를 따라잡기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고, 사회 출발선에서 동등한 디딤돌을 제공하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빈부 격차가 심화되는 문제를 해결하고, 20세가 되었을 때 제로에서 출발하지 않도록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은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이자 사회 통합의 중요한 방안입니다.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과 노동 생산성 증대
대한민국이 AI 시대의 선두 주자가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기술 개발을 넘어선 구조적 변화가 필요합니다. 그 핵심 중 하나는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는 것입니다. 수도권에 모든 자원과 인프라가 집중되면서 지방은 소멸 위기에 직면하고, 이는 장기적으로 국가 전체의 노동 생산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됩니다. AI 컴퓨팅 센터를 전남 해남에 구축하려는 시도는 이러한 일극 체제를 다극 체제로 전환하려는 중요한 전략적 움직임입니다. 서울로의 출퇴근이 가능한 수도권의 거대한 네트워크와 달리, 울산에서 부산으로 출퇴근하기 어려운 개별 도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국을 ‘5극 3특’과 같은 거대한 네트워크 경제권으로 묶으려는 구상은 매우 올바른 방향입니다.
대한민국은 빠른 변화에 적응하는 ‘조변석개’ 문화와 뛰어난 제조업 기술(특히 조선업의 용접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CPU 25만 장을 돌리는 데 필요한 막대한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 될 것이라는 2030년 전망은 우리의 조선업 기술이 재생에너지 분야로 성공적으로 이전되었기 때문입니다. 전남 지역에 거대한 풍력 발전기가 사고 없이 완벽하게 용접되어 돌아가게 할 수 있는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이는 AI 시대에 필요한 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결정적인 강점이 됩니다. 이러한 잠재력을 바탕으로 AI 센터가 서울이 아닌 지방에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은, 단순히 지역 균형 발전을 넘어 국가 전체의 노동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즉, AI 시대의 국부 증진은 기술 혁신과 더불어 100만 년 만의 자전거 시작과 같은 친환경적인 에너지 전환 노력과 지역 분권화와 맞물려야 합니다.
변화에 대한 태도: 일본의 사례에서 배우는 교훈

AI 시대로의 전환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각 국가의 대응 방식에 따라 미래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과거 산업화 시대의 영광에 안주하며 IT 시대의 빠른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여전히 아날로그적 사고방식과 장인 정신에 매몰되어, AI가 대체할 수 있는 분야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오히려 AI 시대에 뒤처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의 주요 정치인들이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AI 시대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은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그들은 아직도 산업화 시대의 논리에 머물러 사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면, 대한민국은 ‘빨리빨리’ 문화와 ‘냄비근성’으로 비판받기도 했지만, 역설적으로 이러한 특성이 AI 시대에는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과 변화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기존의 약점이었던 ‘엉성함’을 ‘정확함’으로 보완하며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모든 영역에서 인간을 뛰어넘는 시대에, 신입 직원들이 AI 수준의 답변을 내지 못하면 필요 없게 되는 현실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실제로 많은 IT 기업과 컨설팅 회사들이 AI 도입으로 인한 인력 재배치를 단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일본의 사례에서 교훈을 얻어,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하며 미래를 선도해야 합니다. 오픈AI O1 버전 출시와 같은 AI 기술 발전은 이러한 변화의 속도를 더욱 가속화할 것입니다.
결론: 대한민국, AI 시대의 새로운 인문학적 리더십
AI 시대는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선 새로운 인문학적 성찰과 사회적 합의를 요구합니다.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이 ‘노동’을 국부의 원천으로 보았듯이, AI 시대에도 결국 인간의 가치, 관계, 감성이 새로운 부의 원천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빠르게 변화에 적응하는 역동적인 문화와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AI 시대에 걸맞은 경제 철학을 제시하며 세계를 이끌어갈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업의 소유권을 재정의하고, AI가 창출하는 부를 국민과 공유하며, 수도권 중심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다극 체제를 구축하는 것은 단순히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미래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필수적인 전략입니다. 이처럼 우리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와 토론을 통해, 대한민국은 AI 시대의 새로운 인문학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철학은 계속될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 역사상 가장 흥미로운 변곡점에 서 있는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펼쳐질 경제 철학 강의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
SNS 워딩 : AI 시대, 기업의 주인은 누구인가? 🤖 애덤 스미스 국부론부터 이재명 정부의 AI 국부펀드까지! 한국이 제시할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은? 관계와 감성이 자본이 되는 시대, 당신의 생각은? #AI #경제철학 #국부론 #기본소득 #대한민국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