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자산의 매수·매도를 권하는 투자 자문이 아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
본문의 수치는 인용 시점 기준이며, 정책·시장 상황에 따라 이후 바뀔 수 있으니 최신치를 함께 확인하기를 권한다.
2025년 하반기 글로벌 시장의 핵심 구도는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미국은 금리를 내리고,
일본은 금리를 올린다. 세계 1위와 3위 경제의 중앙은행이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국면은
드물다. 이 글은 “무엇을 사고 팔라”는 전망 대신, (1) 지금 두 나라의 정책이 왜 갈라졌는지,
(2) 그 사이에 낀 ‘엔캐리 트레이드’가 왜 위험 요인으로 지목되는지, (3) 중국·한국까지 포함한
연결 고리와 관찰 지표를 수치의 출처와 함께 정리한다.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 정반대로 갈라진 통화정책
배경을 따지기 전에 먼저 사실관계부터 본다. 2025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완화로,
일본은행(BOJ)은 긴축으로 방향을 잡았다.
| 미국(연준) | 일본(BOJ) | |
|---|---|---|
| 방향 | 완화(금리 인하) | 긴축(금리 인상) |
| 2025년 정책금리 | 10월 3.75–4.00% → 12월 3.50–3.75%로 인하1 |
12월 0.75%로 인상 (약 30년 만의 최고)6 |
| 대차대조표 | 양적긴축(QT) 12/1 종료1 | 2024년 마이너스 금리 종료 후 정상화 진행6 |
연준은 2025년 10월과 12월 연속으로 금리를 내렸고, 2022년부터 이어온 양적긴축(QT)을
12월 1일자로 종료했다.1 반대로 일본은행은 2024년 세계
마지막 마이너스 금리를 끝낸 뒤, 2025년 12월 정책금리를 0.75%까지 올려
약 30년 만의 최고 수준에 도달했고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6
두 흐름이 같은 시장에서 맞물리면, 자금이 어느 통화로 흐를지의 방향성이 흔들린다.
미국은 왜 돈을 푸는가 — 물가 뒤에 있는 상업용 부동산

표면적 명분은 물가 둔화와 고용 냉각이다. 그러나 연준이 완화로 서두른 배경에는 상업용
부동산(CRE) 부실 위험이 함께 거론된다.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가 정착하면서 도심 오피스
공실이 급등했다. 샌프란시스코의 사무실 공실률은 팬데믹 이전 약 5% 수준에서 2025년 1분기
36%대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를 찍었고, 연말에는 29%대로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세 곳 중 한 곳 안팎이 비어 있는 셈이다.2
여기에 만기 집중(maturity wall)이 겹친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 집계로
2025년 약 9,570억 달러, 2026년 약 8,750억 달러의 상업용·다세대
부동산 대출이 만기를 맞고, 이를 포함해 2026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은 자료에 따라
1조 5,000억~2조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3 저금리 시절 빌린 대출을
고금리 환경에서 재융자해야 하는데, 임대 수입은 줄어 상환 부담이 커진 상태다. 다만 상당수는
부도 대신 만기 연장·조건 변경으로 넘어가고 있어, 위기의 강도는 아직 진행형이라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부실의 파급 경로로 지목되는 곳은 지방 중소은행이다. 이들이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이 짧은 시간에 시스템
불안으로 번진 전례가 있어, 연준의 완화에는 이런 연쇄 위험을 사전에 누르려는 성격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QT 종료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의 대규모 국채 발행과 맞물려 시중 유동성이 빠르게 마르면,
은행 간 초단기 자금시장 금리가 튀는 자금 경색이 생길 수 있다. 실제로 2019년
9월 미국 레포(환매조건부채권) 금리가 급등하자 연준이 유동성을 공급해 진화한 적이 있다.
연준이 QT를 멈춘 결정도 유동성이 과도하게 조여지는 것을 막으려는 취지로 설명된다.1
엔캐리 트레이드란 무엇이고 왜 위험한가

일본의 금리 인상이 국경을 넘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엔캐리 트레이드 때문이다.
금리가 사실상 0에 가깝던 엔화를 빌려, 이자가 더 높은 미국 국채나 위험자산에 투자해 금리차를
먹는 거래다. 엔화가 싸고 안정적일 때는 잘 굴러가지만, 엔 금리가 오르거나 엔화가 급등하면
조달 비용과 환손실이 동시에 커져 빌린 엔화를 갚기 위한 자산 매도가 나올 수 있다.
규모는 정의에 따라 편차가 크다. 좁게 보면 일본 밖 비은행 부문에 대한 은행의 엔화 표시 채권이
2024년 1분기 약 8,800억 달러 수준이고, 파생·선물환까지 넓게 잡으면 1조 달러대에서
수조 달러까지 추정치가 벌어진다. 즉 “정확히 얼마”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그러나 무시할 수 없는
크기라는 것이 국제결제은행(BIS)의 관점이다.4
0.25%로 올리자 엔화가 급등했고, 8월 5일 닛케이225는 하루 12.4% 급락해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최악의 낙폭을 기록했다. 변동성지수(VIX)는 한때 65 위로 치솟았다.
엔캐리 청산이 엔 강세 → 자산 매도 → 추가 엔 강세의 되먹임 고리를 만든 사례다.
이후 시장은 빠르게 반등했지만, “청산이 실제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확인됐다.5
중국이라는 제3의 변수 — 디플레이션 수출

미국·일본 구도만으로는 그림이 완성되지 않는다. 중국의 디플레이션 수출이
양쪽에 정반대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침체와 내수 위축으로 중국 내부 물가는 약세다.
생산자물가(PPI)는 2025년 들어 3년 넘게 마이너스가 이어졌고, 소비자물가(CPI)도
제로 근방을 오르내렸다.7 공장은 멈추지 않는데 내수가 얼어붙으니,
남는 재고가 값싼 수출품 형태로 세계로 흘러 나간다.
이 흐름의 효과는 두 나라에 갈린다. 미국에는 물가를 눌러 주는 요인이라
연준의 금리 인하 명분을 보태고, 일본에는 오히려 부담이다. 겨우 물가를 끌어올려
정상화를 시도하는 국면에서 값싼 수입품이 밀려들면 인상 속도를 조심스럽게 만들 수 있다.
미-중 갈등이라는 이분법만으로는 읽히지 않는 연결 고리다. 다만 이는 방향성에 대한
해석이며, 실제 정책은 임금·환율·자산 가격 등 여러 변수의 조합으로 결정된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한다.
두 시나리오, 그리고 그 한계
흔히 두 가지 극단으로 요약된다. 어느 쪽도 예언이 아니라 자산이 어떤 힘에 민감한지를
보여 주는 틀로 읽는 편이 안전하다.
- 완화 우위(랠리 쪽): 연준 유동성이 일본 긴축을 압도하면, 금리에 민감한 기술
성장주와 위험자산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지는 국면. 비트코인은 공급이 2,100만 개로 고정돼 있어
유동성 확대 논리와 자주 엮이지만, 본질이 위험자산에 가깝다는 점에서 하락기엔
같이 흔들릴 수 있다. - 긴축 충격(붕괴 쪽): 엔캐리 청산이 본격화하면 안전자산 선호가 커진다.
빌린 엔화를 되갚는 수요로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위기 국면의 전통적 피난처인
금이 부각되는 경향이 관찰된다.
중요한 한계가 있다. 두 힘은 동시에 작동한다. 완화와 긴축이 어느 시점에 어느
쪽으로 기울지는 사전에 확정할 수 없고, 2024년 8월처럼 급락 후 빠르게 되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특정일·특정 가격을 못 박는 전망은 대부분 사후에 빗나간다.
한국 경제에는 어떤 의미인가 — 가계부채와 환율

한국은 이 게임의 규칙을 정하는 쪽이 아니라 파도를 받는 쪽에 가깝다. 특히
가계부채가 정책 운신 폭을 좁힌다. 2025년 말 가계신용 잔액은 약 1,978조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0% 후반대로 세계 주요국 중 최상위권
이다.8
여기서 한국은행은 상충에 놓인다. 금리를 내리면 이자 부담은 줄지만 가계부채가
다시 자극될 수 있고, 동결·인상하면 부채 증가는 억제되나 자영업자·차입 가구의
부담이 커져 내수가 위축될 수 있다. 환율도 방향이 엇갈린다. 달러가 약해지면 원화에 우호적이지만,
엔화가 강해지면 원·엔·원·달러 변동성이 동시에 커질 수 있다. 미국과 일본의 정책이
정반대로 가는 국면에서는 특정 방향을 단정하기보다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편이 현실적이다.
결론 — 예측 대신, 이 지표들을 관찰하라
이 국면은 “무엇을 사라”는 다짐이 아니라 몇 개의 관찰 지표로 추적하는 편이 낫다.
앞으로 다음을 정기적으로 확인해 보자.
- 일본은행 정책금리와 엔화 환율 — 추가 인상 신호·엔 급등 여부(엔캐리 청산의 방아쇠).
- 연준 정책금리 경로와 대차대조표 — QT 종료 이후 유동성 공급 방향.
- 미국 지방은행·상업용 부동산 지표 — 공실률, 만기 재융자 성공 여부, 연체율.
- 중국 PPI·CPI — 디플레이션 수출 압력의 지속 여부.
- 원·달러·원·엔 환율과 한국 가계부채 증가율 — 한국은행의 운신 폭.
정답은 정해져 있지 않다. 예측보다 대응, 한쪽으로의 쏠림보다 분산이 변동성 국면에서 자산을
지키는 기본기라는 점만은 시점과 무관하게 유효하다.
- 연준 2025년 10·12월 금리 인하와 QT(대차대조표 축소) 12/1 종료 — RSM 분석 및 연준 정책정상화 자료.
RSM Real Economy ·
Federal Reserve - 샌프란시스코 오피스 공실률(2025년 1분기 36%대 사상 최고, 연말 29%대) — CRE 시장 보고.
Cresa ·
The Real Deal - 상업용·다세대 부동산 대출 만기(2025년 약 9,570억·2026년 약 8,750억 달러; 2026년까지 1.5~2조 달러) — MBA·Principal.
Mortgage Bankers Association ·
Principal (Wall of Maturities) - 엔캐리 트레이드 규모 추정(정의별 8,800억 달러~수조 달러) — 국제결제은행(BIS).
BIS Quarterly Review - 2024년 8월 엔캐리 청산·닛케이 12.4% 급락(1987년 이후 최악)·VIX 급등 — BIS 회보 90호.
BIS Bulletin No. 90 - 일본은행 2025년 12월 금리 0.75%로 인상(약 30년 만의 최고), 우에다 총재 추가 인상 시사 — CNBC.
CNBC - 중국 PPI 3년 넘게 마이너스·CPI 제로 근방(디플레이션 수출) — CNBC.
CNBC - 한국 가계신용 2025년 말 약 1,978조 원·GDP 대비 세계 최상위권 — 비즈니스코리아·코리아타임스.
Businesskorea ·
The Korea Times
※ 수치는 인용 시점 기준이며, 정책·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