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결과를 확정하지는 않습니다. 하지정맥류·심부정맥혈전증 등 순환기 증상이 있거나 심혈관 질환
위험 요인이 있다면 근무 자세·운동 계획을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오래 앉아 있으면 건강에 나쁘다”는 말이 퍼지면서 스탠딩 데스크(서서 일하는 책상)를 들이는 사람이
늘었다. 그런데 2024년 10월 국제 역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Epidemiology)에
실린 대규모 연구는 이 흐름에 제동을 건다. 성인 8만 3,013명을 7~8년 추적한 결과,
오래 서 있는 것만으로는 심혈관 건강이 좋아지지 않았고, 일정 시간을 넘겨 서 있으면 오히려
순환기 질환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1 이 글은
“스탠딩 데스크는 나쁘다”는 자극적 요약 대신, (1) 연구가 실제로 발견한 것과 수치, (2) 그 한계,
(3) 앉기·서기 대신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출처와 함께 정리한다.
서서 일하면 심장이 건강해질까 — 결론부터
핵심부터 말하면, 서 있는 시간을 늘리는 것 자체가 심혈관 건강을 개선한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오래 서 있는 것이 관상동맥질환·뇌졸중·심부전 같은 심장 질환의 위험을
낮추지 않는다고 보고했다.1 다시 말해, 앉아 있던 시간을 단순히 서 있는
시간으로 바꾸는 것은 “건강해지는 행동”이라기보다 정적인 상태를 다른 자세로 바꾼 것에
가깝다.
연구를 이끈 시드니대학교 의과대학의 매튜 아마디(Matthew Ahmadi) 박사는 “오래 서 있는
것은 좌식 생활을 상쇄하지 못하며, 일부 사람에게는 순환기 건강 측면에서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1 즉 관건은 얼마나 오래 서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자주
움직이느냐다.
8만 명을 추적한 연구는 무엇을 발견했나
이 연구는 UK Biobank에 등록된 영국 성인 8만 3,013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연구 시작 시점에 심장 질환이 없었고, 손목에 움직임 추적 기기(가속도계)를 착용해
실제 활동·자세 시간을 측정했다. 이후 평균 7~8년간 심혈관·순환기 질환 발생을
추적했다.12
가장 많이 인용되는 수치는 서 있는 시간에 관한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2시간을 초과해 서 있는 경우, 이후 30분이 늘어날 때마다 순환기 질환(기립성 순환기 질환)
위험이 약 1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 여기서 말하는 순환기
질환은 심장병이 아니라 하지정맥류·심부정맥혈전증(DVT)처럼 다리 혈액 순환과 관련된
질환이다.
중요한 구분이 하나 있다. 연구는 일반적인 심혈관 질환(관상동맥질환·뇌졸중·심부전)과,
서 있는 자세와 직접 관련된 기립성 순환기 질환을 나눠서 봤다. 오래 서 있는 것은
앞의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지도, 낮추지도 않았고, 뒤의 순환기 질환 위험은
높였다.1 따라서 “스탠딩 데스크가 심장마비를 부른다”는 식의
요약은 연구 내용을 넘어선 과장이다.
| 비교 항목 | 오래 서 있기의 관련성 |
|---|---|
| 심혈관 질환(관상동맥·뇌졸중·심부전) | 위험을 낮추지 않음 (개선 효과 확인 안 됨) |
| 기립성 순환기 질환(하지정맥류·DVT 등) | 2시간 초과 시 30분마다 위험 약 11%↑ |
| 하루 10시간 초과 앉기 | 심혈관·순환기 위험 모두 증가 |
※ 위 수치는 관찰 연구에서 나온 연관성이며, 인과관계를
단정하지 않는다.
왜 오래 서 있는 것도 문제일 수 있나
메커니즘은 비교적 단순하다. 가만히 서 있으면 혈액이 중력을 따라 다리에 고인다. 걷거나
움직일 때는 종아리 근육이 수축·이완하며 정맥을 눌러 혈액을 심장 쪽으로 밀어 올리는 ‘근육 펌프’가
작동하지만, 움직임 없이 서 있기만 하면 이 펌프가 거의 작동하지 않는다.1
그 결과 다리 정맥에 압력이 걸리고, 장기적으로 하지정맥류나 혈전 위험과 연관될 수 있다.
즉 문제의 본질은 ‘서 있는 자세’ 자체라기보다 오래 정적인 상태(움직이지 않음)다.
앉아 있든 서 있든, 움직임이 없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이 핵심 위험 요인이라는 뜻이다.
그럼 앉아 있는 건 괜찮은가 — 하루 10시간이 분기점
서 있기가 답이 아니라면 다시 앉으면 될까? 그렇지 않다. 같은 연구에서
하루 10시간을 초과해 앉아 있는 경우, 심혈관 질환과 기립성 순환기 질환 위험이 모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 오래 앉기와 오래 서 있기는 둘 다 ‘오래 정적인
상태’라는 같은 문제의 두 얼굴인 셈이다.
결국 스탠딩 데스크의 진짜 한계가 여기서 드러난다. 앉는 시간을 서는 시간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는
정적인 시간 총량이 줄지 않는다. 참고로 이 연구는 ‘스탠딩 데스크 사용 여부’를 직접 조사한 것이 아니라
기기로 측정한 서 있는 시간을 분석한 것이므로, 특정 제품의 효과를 평가한 연구는 아니라는
점도 함께 기억할 필요가 있다.2
무엇을 해야 하나 — ‘서기·앉기’가 아니라 ‘자주 움직이기’
연구진의 권고는 명확하다. 자세를 바꾸는 데 집중하지 말고 하루 동안 자주 움직임을 끼워 넣고,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하라는 것이다.1 세계보건기구(WHO)도 성인에게
주당 중강도 유산소 150~300분 또는 고강도 75~150분과, 주 2회 이상 근력 운동을
권고하며, 무엇보다 앉아 있는 시간 자체를 줄이라고 강조한다.3
흥미로운 점은, 아마디 박사팀의 이전 연구에서 하루 약 6분의 고강도 운동 또는 30분가량의
중·고강도 활동이, 하루 11시간 이상 앉아 있는 매우 좌식적인 사람에게서도 심장병 위험을 낮추는
것과 연관됐다는 보고다.1 즉 정적인 시간이 길어도, 짧고 규칙적인 움직임이
위험을 상쇄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
움직임을 예약하는 편이 실천하기 쉽다. ① 30분마다 일어나 2~3분 걷거나 종아리를 폈다 오므리기(근육 펌프
가동), ② 통화·회의는 서서 또는 걸으면서, ③ 가까운 층은 계단 이용, ④ 점심시간 10~15분 산책,
⑤ 스탠딩 데스크를 쓴다면 서 있기만 하지 말고 발을 바꿔 딛거나 제자리 움직임을 곁들인다.
핵심은 “오래 서 있기”를 “자주 움직이기”로 바꾸는 것이다.
결론 — 2주간 이 지표를 관찰하라
스탠딩 데스크는 ‘만능 건강템’도, ‘심장에 해로운 물건’도 아니다. 근거가 가리키는 방향은 하나다.
앉든 서든 오래 정적인 상태를 피하고, 자주 움직여라. 다짐 대신 앞으로 2주간 다음을
기록해 보자.
- 하루 연속으로 앉아 있는 최장 시간 (목표: 10시간 이내, 30분마다 끊기)
- 하루 움직임 브레이크 횟수 (일어나 걷거나 스트레칭한 횟수)
- 주간 중·고강도 운동 시간 (목표: 주 150분 이상)
- 서서 일한다면 움직임 없이 서 있기만 한 시간 (2시간 초과 구간 체크)
- 다리 증상 유무 — 붓기·무거움·정맥 도드라짐 (지속되면 진료)
2주 뒤 ‘앉기·서기’의 총량보다 움직임 브레이크 횟수가 늘었는지를 본다. 다리 붓기나
통증이 반복된다면 근무 자세와 함께 의료진과 상의한다.
- “Standing more may not reduce cardiovascular disease risk, could increase circulatory disease”
— 시드니대학교 보도자료(2024-10-17). 8만 3,013명 UK Biobank 분석, 2시간 초과 시 30분마다 순환기
질환 위험 약 11%↑, 하루 10시간 초과 앉기 위험 증가, 매튜 아마디 박사 코멘트 및 권고.
sydney.edu.au - 원 논문: “Device-measured stationary behaviour and cardiovascular and orthostatic
circulatory disease incidence” — International Journal of Epidemiology, 2024;53(6):dyae136.
Oxford Academic (IJE) ·
PubMed 39412356 - WHO 2020 신체활동·좌식행동 가이드라인 — 성인 주당 중강도 150~300분 또는 고강도
75~150분, 주 2회 근력 운동, 좌식 시간 감소 권고.
WHO Guidelines (NCBI) ·
PubMed 33239350
※ 위 연구는 관찰(코호트) 연구로 연관성을 보여줄 뿐 인과관계를 확정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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