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 타워 계단 오르기

어쩌다 서울 남산 타워 계단 오르기 를 3년 넘게 올랐다.
4계절의 남산을 날마다 만나면서
이쁜 남산 타워의 계절을 체험하였다.
그러면서 몸에 나타난 여러가지 변화와
좋은 습관으로 말미 암은 여러가지 단상을 공유하고 자 한다.

봄날 산책

회사가 서울 남산 타워 밑에 위치 했다.
일반 회사원과 마찬가지로
긴 겨울을 지나 잠을 깨어가는 봄이 왔다.

점심 시간
누가 이야기 했는지 같이 먹은 지인과
남산 안중근 공원에 점심 후 산책하고 오는게 어떻냐?
얘기가 나와 남산 공원으로 향했다.

남산공원을 거닐다
저 남산 타워까지 얼마 안걸리겠는데?
하면서  남산타워까지 오르게 되었다.

남산 타워까지 가까워 보였으나
30분 넘게 땀을 뻘뻘 흘리며
헐레 벌떡 거리며 첫 남산공원 계단을 올랐다.



좋은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땀을 흠뻑 젖고야 말았다.

남산 타워에 도착하고 사진 한 컷 찍고
시간을 많이 허비 한 마음에
지체 없이 내려가기 시작했다.

하산 하면서
호기 있게 이거 날마다 와도 괜찮겠는데? 라고
한 말이 발단이 되었다.

작심3일

며칠 갈까?
첫 날 다시 서울 남산 타워 계단 오르기 시작했다.
어제 처럼 너무 힘든 나머지 몇 십 계단 오르면
숨을 고른다고 멈처야 했다.
이렇게 남산 타워 정상에 오르니
무언가 홀가분한 느낌이 들어서
내일도 다시 오자 생각했다.

이렇게 일주일이 지났나
일주일 지났다고 오르는게 좀 가뿐해진 느낌이였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몇 년을 오른 몸에 비해 아주 미비한 차이였는데
호들갑이였었다.

남산 날다람쥐

몇개월후
이렇게 오른지 어느새 몇 개월이 지났다.
한층 발거름이 가벼워지면
이제는 빠른 걸음으로 한계단씩 올라가고 있었다.
점점 사람들도 낯익은 사람이 늘기 시작했다.

올라갈땐 사실 정신이 없어 시아가 작아지고
내리막 길에는 계단이 아니라
반대편 완만한 길로 내려가는데
그때 날마다 마주치는 사람이 생겼다.
초창기 부터 왼쪽을 심하게 절며 오르는 할아버지가 있었는데
몇개월을 날마다 보니 조금씩 부드럽게 오르는 섬세한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그 분을 스칠때 마다 소심하게 표정은 변화가 없지만
마음 속으로 엄지척을 드리게 되었다.

올라갈때마다 신기한 분을 알게 되었다.
올라가 갈땐
계단이 시작되는 곳에 체력단련장
산스장이 있다.
거기서 몇분이서 체력단련을 하는 분이 간혹 있지만
이분은 거기서 맨손 체조를 하고 있다.
수건을 목에 두루고 혼자 체조를 하다가
계단을 1/3쯤 오르고 있을때
밑에서 타타닥 하면서 계단을 뛰어서 올라가는 것이다.
우와 얼마나 많이 오르셨으면 여기를 뛰어 올라가지
잠깐 생각하자면 힘든 속사람이 오르는 계단에 집중하라
바로 다그쳐 헐덕거리는데 정신이 없다.


김밥

비가오나 눈이 오나
주중에는 남산타워 계단으로 향했다.
점심시간이 다가오면 마음에 준비를 하다가
홀로 약속있는듯이 아주 바삐
김밥집에 향해서 김밥 한줄을 검은 비닐에 담고
김밥을 사서 나올때는
허리춤에 준비했던 야구모자를 빼서 쓰고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열심히 오르기 나서 내려오는 길에
내리막에 또 산스장이 하나 더 있다.
그 의자에 앉아서 간단하게 식사를 마치고
쓰레기를 검은 비닐에 넣고 내려오는 루틴이 자연스러워 졌다.

1년

한해가 지났다.
속도는 날다람쥐에 비할바 아니지만
발이 빨라서 한계단씩 빠르게 올라가고
컨디션이 좋을 때는 2계단씩 성큼 성큼 오르기를 제법 오래 유지한다.
신기한 일은 영하 12도 추운 겨울에도 겉옷 파카와 같은 오리털을 입지 않고
몇번 오리털 파카를 입고 왔다가 1/5위치도 아닌데 더워서 결국 허리춤에 차야 했다.
그래서 두껍지 않은 긴팔티 하나 입고 나오면
나온 직후에는 약간의 한기를 느끼지만
5분 쯤 지나면 추위를 가시게 몸이 예열 되는 것 같았다.
신기하게도 장갑도 없이 주먹을 쥐고 있노라면
그냥 어떤 열기의 보호막으로 내려서와
사무실에 복귀할때 까지 추위를 보호해주는 느낌이였다.
어쩌다 보니 남산의 4계절을 보게 되었다.
4계절 뚜렷한 대한민국의 남산의 변화를 목격하게 된다.


봄이면 화려한 벚꽃, 상큼한 찔레꽃 피고 철죽 진달래를 보고 장미꽃 시즌을 지나
여름이면 세계적인 도심에 걸맞지 않은 풀내음을 맞고 점심시간을 보내고


가을이면 불꽃처럼 화려한 단풍잎을 보고 마음을 다스리기도 하였다.
겨울이면 눈이 와 온통 하얀 색 옷을 입은 남산을 보게 되었다.

2계단을 뛰다

1년을 지나서
허벅지는 돌덩이가 되고 하체가 장난이 아니게 되었다.
아이들은 아빠 허벅지를 만져보고 완전 돌덩이라고
좋아라 했다.
2계단을 오래 우지 못했는데 어느 순간에
나도 남산 다람쥐처럼 2계단씩 끝까지 가보자 생각했다.
남산 다람쥐도 하는데 못할까
2계단씩 끝까지 가는 목표를 세우고 실패 하다가
시도한지 몇개월이 지나 2계단씩 끊지 않고 오르는데 성공했다.
그 감회는 아무도 모르겠지만 혼자 엄청난 성취감을 갖게했다.
평범한 직장인인 관계로 점심시간에 약속이 잡히거나
바쁜일이 있노라면 퇴근 시간을 이용해서 날마다 쌓아온 루틴을
유지하게 하였다.
2계단을 성공하고 몇개월 지났을까
뛰어서 가보자는 계획을 세우고 몇번을 실패 하다
결국 뛰는 것처럼 보이는 빠른 걸음으로 근근히 성공했다.



추월

2년이 넘은 어느 날이였다.
그날도 내가 계단을 오르려 할때
날다람쥐가 먼저 뛰어 올라가는 것이였다.
존경의 마음과 경계하는 마음을 동시에 느끼며
나도 뛰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난 어느새 빠른 속도를 꾸준히 유지 하지 못해도
제법 일정한 속도로 2계단씩 뛰어 올라가는 수준이였다.
2년을 넘겼으니 처음보다 엄청난 속도 임에도
난 어제보다 조금 빠른 수준이지만 목표에 못 미친다 생각만 하고
나를 보채어 가곤 했다.
중간쯤 올라갔을까

날다람쥐님 께서 쉬고 계신다.
아~ 날다람쥐도 중간에 한번 쉬는구나
난 보란듯이 쉬고 있는 날다람쥐를 무심코 스윽 지나며 뛰어 올라갔다.
표정관리 했지만 마음속은 오만 생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내가 날다람쥐를 추월했다니
그 뒤로 날다람쥐가 쉬는 지점을 무심코 지나는 것이 일반적인게 되었다.

산신령

익스트림 스포츠 광팬이시고
저보다 10살 많으신 유능한 팀장님이 계신다.
크라이밍도 하고 마테호른을 자비 들여 몇번 갈정도로 엄청난
익스트림 스포츠 애호가 신 산신령급 이신 분이 계시다.

그 분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분도 내가 운동을 열심히하고
식생활등 건강을 챙긴다 인정 해주시는 분이고
서로 업무 연관되는 팀장들이라 업무적 도움도 경계도 많이하는
그런 전형적인 비즈니스 관계이지만 좀 친한 관계였는데
이 분도 한번씩 남산에 점심시간에 오르는 루틴이 있었나보다
한 두번 초입에서 스치긴 했지만 같이 오른 적은 한번도 없었다.

하루는 2계단씩 뛰어서 오르는데
저 위에서 그 팀장님이 오르고 계시지 않은가
순간 약간 망설였다.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긴 어떻해
둘러대고 가자
“팀장님 안녕하세요, 제가 바쁜일이 있어서 빨리 올라가 볼께요”
하고 평소 하던데로 뛰어서 올라갔다.
하산하고 주변사람들이 다가와서 우와~~!
우와~~ 하면서 놀리듯 추임새 넣고 가는것이다.
무슨일이지?

업무적 영향력이 많은 그 팀장님이
나를 남산계단에서 봤는데
남산에 자신있었다 자신이 뛰어 쫓아 올라갔는데
축지법을 써서 시아에서 사라져
도저히 따라갈수 없었다고
나보고 산신령이라고 회사에 소문을 낸 것이였다.
그 팀장님과 업무 미팅 건으로 마주쳤다
우와 축지법에 달인 팀장님이시다고
어떻게 그렇게 빠르냐고 했다.
저도 그날 너무 바쁜일이 있어
어쩔수 없었다고 둘러대고 웃음으로 넘겼다.

그분은 몇개월동안 나보고 산신령이라고 보기만 하면 놀렸다.

3년

3년을 주중 빠지지 않고
날마다 남산을 올랐다.
혼자 다짐했다.
남산은 나를 인상깊게 생각할 수 있겠다.
날마다 비가 오나 눈이오나 점심시간에
남산을 찾아 온 이가
남산 입장에서도 손에 꼽을 것이라 생각해보았다.

남산과 친해졌지만
이직으로 인해
서울 남산 타워 계단 오르기 를 중지하고
헤어지게 되었다.

계단과 변화

계단을 오느는 것은 수영이나 자전거 만큼이나
운동강도가 가장 강한 운동 중 하나다
뛰어 올라 가고
88층 높이의 계단을 쉬지 않고 2계단씩 오르는 루틴을
갖게 되면 북한산도
초입부터 북한산 정상까지 뛰어 올라가는 체력의 소유자가 되어 있었다.
그러면서 몸의 변화가 있게 되었다.

노안이 사라지게 되었다.
뱃살이 사라지게 되었다.
무릎시름으로 나보다 덩치 큰 친구도 이기게 되었다.
귀가 좀 밝아졌다. 귀에 이명이 있어 힘들었는데 호전되었다.

몇개월만에 신발이 닳거나 뜯어지고
땀이 표시가 나지 않는 옷을 구비하고
점심시간의 햇빛을 피하기 위한
모자를 구비하는등 귀찮은 점이 몇 가지 있긴 하지만

계단 오르기 운동은 너무나 좋은 운동이였다.
하지만 남산밑의 회사처럼 좋은 위치에 있지 않으면
하기 힘든 운동인거 같다.

 

주변의 좋은 계단이 있다면
날마다가 아니더라도
비슷한 루틴을 갖기를 추천 드린다.

너무나도 좋은 추억같은 운동이였기에
간단하게 운동했던 스토리로 정리 하여 봤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