탠덤셀, 중국 태양광 독점을 흔들 수 있을까 — 효율·한국 로드맵·남은 과제

2024년 전 세계에 새로 깔린 태양광 설비 약 452GW 가운데 중국 한 나라가 278GW, 즉 60%를 넘게 차지했다.1
셀·모듈 등 밸류체인 대부분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80%를 웃돈다.2 이 격차를 실리콘 기술로 따라잡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냉정한 진단이다. 그래서 한국이 승부수로 꺼낸 카드가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셀(tandem cell)’이다.
이 글은 “한국이 중국을 이긴다”는 구호 대신 (1) 탠덤셀이 실제로 무엇이고, (2) 효율이 어디까지 오르며, (3) 한국의 위치와
아직 풀지 못한 과제는 무엇인지
를 수치의 출처와 함께 정리한다.

지금 태양광 시장은 얼마나 중국에 쏠려 있나

탠덤셀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점검하는 엔지니어
2024년 세계 태양광 모듈 생산의 86%가 중국 기업 몫이었다.

중국의 우위는 단순한 가격 경쟁력을 넘어선다. 폴리실리콘·웨이퍼·셀·모듈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수직 계열화해 원가와 물량을 동시에
틀어쥐었다. 2024년 세계 태양광 모듈 생산량은 약 691GW였고, 그중 중국 기업 비중이 86.2%였다.2
폴리실리콘 단계에서는 중국 비중이 약 95%에 이른다.2 한국도 2019년만 해도 국산 셀 비중이 30%대였으나,
지금은 국내 시장조차 중국산 셀이 대부분을 채우고 있다.

규모 자체가 무기가 된 배경에는 전력 수요의 구조 변화가 있다. 2024년 전 세계 신규 발전설비의 92.5%가 재생에너지였고,
그 대부분이 태양광과 풍력이었다.1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값싸고 빠르게 늘릴 수 있는
태양광을 대량으로 확보한 나라가 AI 인프라 경쟁에서도 유리해지는 구조다. AI와 에너지가 어떻게 맞물리는지는
AI와 에너지, 미국 증시의 새로운 기회 글에서 더 다뤘다.
미국이 관세 장벽을 높여도, 이미 고착된 이 판을 단숨에 뒤집기는 어렵다는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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탠덤셀이란 무엇인가 — 셀을 두 층으로 쌓는다

실리콘 층 위에 페로브스카이트 층을 쌓아 올린 탠덤셀의 적층 구조
실리콘 셀 위에 페로브스카이트 층을 얹어 서로 다른 파장의 빛을 나눠 흡수한다.

탠덤셀은 기존 실리콘 태양광 셀 위에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라는 신소재 층을 쌓아 올린 구조를 말한다. 원리는 단순하다.
태양광은 여러 파장이 섞여 있는데, 실리콘 한 층만으로는 흡수하지 못하고 흘려보내는 파장이 있다. 그 위에 다른 파장대를 잘 흡수하는
페로브스카이트를 얹으면 두 층이 빛을 나눠 먹어 전환 효율이 올라간다.

페로브스카이트는 효율이 높고 얇고 가볍다는 장점이 있지만, 내구성과 열·수분 안정성이라는 약점 탓에 아직 단독 상용화가 어렵다. 그래서
검증된 실리콘과 결합한 탠덤셀은 완전한 페로브스카이트 시대로 가기 위한 과도기적 교두보로 평가된다. 이 기술의 배경과
원리를 더 자세히 보려면 태양광 패러다임 전환, 탠덤셀 기술의 모든 것 글을 함께 참고할 만하다.

궁극적으로 개발될 페로브스카이트 단일 셀은 유연하고 투명한 필름 형태로도 만들 수 있어, 전기차 유리·건물 외벽처럼 지금은 태양광을
붙이기 어려운 곳까지 발전 기능을 넣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이는 상용화가 전제된 ‘가능성’ 단계이며, 확정된 제품 로드맵과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효율은 얼마나 오르나 — 28%대 한계와 44% 이론치

투명 페로브스카이트 필름이 적용된 전기차 유리로 충전되는 미래형 자동차
페로브스카이트 필름은 전기차 유리·건물 외벽 적용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아직 실증 단계다.

효율은 탠덤셀의 존재 이유다. 결정질 실리콘 셀의 이론적 효율 한계는 약 29%로, 현재 상용 실리콘 모듈은 23~24% 수준에서
운영된다.3 반면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셀의 이론적 한계는 약 44%로 실리콘보다 약 50% 높다.3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전력을 뽑아낼 수 있다는 뜻이고, 이는 발전 단가를 낮추는 직접적인 지렛대가 된다.

다만 ‘이론치’와 ‘실측 상용 효율’은 구분해야 한다. 아래는 현재 확인된 수치를 정리한 것이다.

구분 이론 한계 현재 수준
실리콘 단일 셀 약 29% 상용 모듈 23~24%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약 44% 상용 규격 셀 28.6% 인증

즉 이론적으로 40%대를 목표로 하되, 지금 검증된 것은 실험실이 아닌 상용 규격에서 28%대라는 점이 현실적인 눈금이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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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어디쯤 왔나 — 한화큐셀 28.6%와 정부 2028 로드맵

연구실에서 유연하고 투명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광 필름을 관찰하는 과학자
한화큐셀은 상용 규격 탠덤 셀에서 28.6% 효율을 제3기관 인증받았다.

한국 기업의 위치는 결코 뒤처져 있지 않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은 2024년 12월, 상용 규격(M10)의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셀에서 발전효율 28.6%를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로부터 인증받았다.4 1㎠짜리 연구용이 아니라 실제
모듈에 쓸 수 있는 상용 면적에서 제3기관 인증을 받은 것은 세계 최초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 등도
개발 경쟁에 뛰어들어 있다.

정부도 속도를 냈다. 2025년 11월 발표한 ‘초혁신 15대 선도프로젝트’에 차세대 태양광(페로브스카이트)을 포함하고,
2028년 탠덤셀 모듈 세계 최초 상용화를 목표로 내걸었다.5 세부적으로는 2027년 상용 모듈을 개발하고,
2028년까지 셀 효율 32%·모듈 효율 26%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5 이를 위해 2026년 R&D 예산으로
336억 원이 배정됐다.5 다만 이런 목표치는 ‘계획’이며, 실증과 수율 확보 과정에서 조정될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서 읽는 편이 안전하다.

글로벌 경쟁 현황 — 아직 승자가 없는 초기 판

탠덤셀·페로브스카이트는 어느 한 나라가 헤게모니를 굳혔다고 보기 어려운 초기 경쟁 단계다. 실리콘에서 벌어진 격차와 달리, 여기서는
주요국이 비슷한 출발선에 서 있다.

  • 일본: 페로브스카이트 원천 기술 보유국. 카네카·미쓰이 등이 개발 중이나 상용화 속도는 다소 느린 편이다.
  • 중국: 룽지·진코솔라 등이 수년 전부터 추격해 이미 GW급 상용화 라인 구축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미국: 퍼스트솔라를 비롯한 다수 기업·스타트업이 페로브스카이트 연구에 적극적이다.
  • 유럽: 독일·폴란드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들이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바꿔 말하면, 실리콘에서 이미 벌어진 격차와 달리 탠덤셀은 한국이 대등하게 겨룰 수 있는 몇 안 되는 영역이라는 뜻이다.
경쟁의 핵심은 이제 실험실 효율이 아니라 상용화 라인과 밸류체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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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과제 — 내구성과 시장 규모라는 두 벽

기대만큼 냉정하게 볼 지점도 분명하다. 가장 큰 기술적 난제는 페로브스카이트의 내구성이다. 이 소재는 수분과 산소, 고온·고습에
취약해 실외에서 장기간 성능을 유지하기가 까다롭다.6 최근 재료연구원 등이 수분 침투를 막는 계면 기술로 침수 후에도
성능이 회복되는 결과를 보고하는 등 진전이 있지만,6 20년 이상 필드에서 버티는 상용 수준의 안정성 검증은 아직
진행형이다. 완전한 페로브스카이트 대량 상용화까지는 최소 10년 안팎이 더 걸릴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두 번째 벽은 시장 규모다. 아무리 기술을 먼저 확보해도 국내 수요가 작으면 양산 라인을 돌릴 규모의 경제가 나오지 않는다.
정부가 시범 라인 구축과 공공기관 의무 구매 같은 초기 시장을 열어줘야 기업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는
기술을 먼저 확보하고도 규모의 경제에서 밀렸던 한국 제조업의 반복된 숙제와도 겹친다.

결론 — 앞으로 이 지표들을 지켜보자

탠덤셀은 “중국을 이겼다”고 선언할 단계가 아니라, 이제 대등한 경기가 시작된 영역이다. 성패는 구호가 아니라 몇 개의
구체적 눈금으로 확인된다. 앞으로 이 지표들을 추적하면 흐름이 보인다.

  1. 상용 규격 셀 효율: 28%대(현재)에서 정부 목표 32%(2028)에 얼마나 근접하는가
  2. 모듈 효율과 수율: 실험실이 아닌 양산 모듈에서 26% 목표를 실측으로 확인하는가
  3. 내구성 데이터: 고온·고습·장기 필드 시험에서 성능 유지율이 상용 기준을 넘는가
  4. 상용화 라인·초기 시장: 시범 라인 구축과 공공 수요 창출이 실제로 이뤄지는가

이 네 가지가 함께 움직일 때 비로소 ‘한국의 비책’이라는 표현이 성립한다. 반대로 하나라도 오래 정체되면, 탠덤셀은 유망 기술 목록에
머무를 수 있다.

참고 자료

  1. 2024년 세계 신규 발전설비의 92.5%가 재생에너지, 태양광 증가분 451.9GW 중 중국 278GW·글로벌 증가분의 약 64% 차지 — IRENA 통계 인용 보도.
    임팩트온
  2. 2024년 세계 태양광 모듈 생산 약 691GW 중 중국 기업 비중 86.2%, 폴리실리콘 약 95% — 에너지경제연구원(KEEI) 세계 에너지시장 인사이트.
    KEEI 인사이트 25-6호
  3. 실리콘 셀 이론 한계 약 29%(상용 모듈 23~24%)·탠덤셀 이론 한계 약 44% — 한화큐셀 발표 인용 보도.
    경향신문
  4. 한화큐셀, 상용 규격(M10) 탠덤 셀 발전효율 28.6% 프라운호퍼 인증(상용 면적 기준 세계 최초).
    녹색경제신문 ·
    경향신문
  5. 정부 ‘초혁신 15대 선도프로젝트’ — 2028년 탠덤셀 세계 최초 상용화(셀 32%·모듈 26% 목표), 2026년 R&D 예산 약 336억 원.
    경향신문 ·
    헤럴드경제
  6. 페로브스카이트의 수분·고온·고습 취약성(상용화 최대 난제)과 계면 기술을 통한 내수성 개선 연구 — 한국재료연구원 성과 보도.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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